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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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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전승절 열병식 미리보기…첨단무기 전시에 중국 내부 권력동향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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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2015년 중국 전승절 70주년 기념 행사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등과 열병식을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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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9월 3일 베이징에서는 중국의 항일전쟁 및 제2차 세계대전 승리(전승절) 80주년 기념 행사가 열린다. 시 주석은 톈안먼 망루에 올라 임기 중 세 번재 열병식을 관람한다.

    이번 열병식은 미·중 패군경쟁이 격화하고 중국군 내에서 수년째 고강도 숙청이 벌어지는 가운데 열린다. 시 주석의 숙원인 ‘중국군 현대화 작업’의 성과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때 신변이상설이 불거졌던 시 주석의 군 통제력도 확인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

    열병식은 개막 선언과 기념행사에 이어 진행된다. 총 45개 부대가 참여해 70분 동안 톈안먼 광장을 행진한다. 인공지능(AI) 기반의 무인작전에 특화된 무기들이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인민해방군에서 열병식을 총괄하는 우쩌커 열병영도소조판공실 부주임(소장) 열병식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방어 및 전략 미사일을 공개해 “강력한 억제력과 미래 전장에서 승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겠다”고 예고했다.

    극초음속 대함 미사일 YJ-15, YJ-17, YJ-19, YJ-20이 열병식 리허설 과정에서 포착됐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 가운데 일부는 램제트 엔진을 장착해 무게를 줄이고 기동성과 사거리를 증강했을 것이라 예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군사 전문가들이 YJ-20은 극초음속 활공체이며, 함선에서 발사되도록 설계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초음속 활공체는 발사로켓에서 분리돼 고속비행을 통해 미사일 방어망을 회피할 수 있다. 태평양의 미 항공모함을 공격할 수 있다고 평가된다.

    둥펑(DF)-41 고체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신무기 대열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이 미사일은 다탄두 탑재가 가능하고 사거리는 약 1만5000㎞로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하다. DF-41은 2019년 건국 100주년 열병식 때 공개됐다.

    길이 18~20m의 초대형 무인 잠수정으로 추정되는 물체 두 대도 리허설에서 목격됐다. 이 가운데 하나는 ‘AJX-002′로 추정된다. 군사 전문 매체 네이벌뉴스는 이 신형 무인 잠수정이 태평양에서 장기적 작전을 수행할 가능성에 주목하며 스텔스(탐지 회피) 기능을 강화해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회피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일부 전문가는 핵 탄두 탑재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무인 포탑과 능동방어체계(APS)를 장착한 전차들이 리허설 중 목격됐다. 리허설 도중 목격된 전차 ZTZ-201에는 대전차 포탄을 요격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FT는 무인 포탑과 APS가 강화된 전차는 대만의 방어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짚었다. 대만이 우크라이나군의 재블린포처럼 중국 함선이나 탱크의 취약한 부분을 공격할 수 있는 저렴하고 이동성이 뛰어난 무기 위주로 방어전략을 짰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기반 스텔스 무인기인 페이훙(FH)-97은 독자적으로 판단해 전술을 결정할 수 있다. 유인 항공기와 함께 투입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FH-97이 열병식에 등장한다면, 중국이 미국보다 먼저 AI 전투기 실전 배치를 공식화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군은 드론을 무력화하고 통신교란 등을 수행하는 사이버·전자전 전력도 공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열병식의 정치적 효과도 거론된다. 시 주석은 첫 임기 마지막 해였던 2017년 ‘세계일류군대’ 건설을 2027년 8월(창군절)까지 해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미국과 무역문제로 대립하는 와중 중국 무기체계의 우수성이 확인되면 애국주의 열기가 크게 고조될 전망이다.

    군 고위직 숙청의 실체와 인사동향도 확인할 수 있다. 중국은 군 고위직의 인사를 공식 발표하지 않기 때문에 중앙군사위 위원들의 열병식 참여 여부에서 소문을 확인해야 한다. 중국군 서열 5위인 먀오화 전 부주석 등이 해임되면서 현재 당 중앙군사위원회 7석 중 3석이 공석이다. 군 서열 3위인 허웨이둥 부주석은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식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당 원로들의 참석 여부도 주목된다. 2015년 열병식에는 장쩌민·후진타오 전 주석 등이 참석했다. 장 전 주석은 서거했으며 후 전 주석은 건강이 나쁘다고 알려졌다. 원자바오·주룽지 전 총리 등이 참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열병식에 참석하는 외빈은 중국의 대외관계를 반영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북한의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의 좌우에서 열병식을 관람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의 열병식 참석은 중국이 ‘북·중·러’ 연대를 통해 ‘한·미·일’ 밀착에 맞설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북·미 직접대화 전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보이는 자리로 평가된다.

    참가국 가운데 서방 정상은 없다. 전통적 우방국인 카자흐스탄, 몽골 등 중앙아시아와 세르비아, 쿠바, 슬로바키아, 짐바브웨 정상 등이 참석한다. 아세안에서는 베트남 르엉끄엉 총리,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등이 참석한다. 로이터통신은 주중 유럽 대사들은 대부분 푸틴 대통령 참석에 항의해 행사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은 이번 전승절 80주년을 계기로 중국의 국제적 지위를 한층 더 주장할 전망이다. 유럽 중심의 세계사를 새로 쓴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2차 세계대전은 1939년 독일의 폴란드 침공이 아닌 1931년 일본의 만주 침공으로 시작됐으며 승전의 중심에 중국이 있었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시 주석 연설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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