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관세협상 결렬 영향
인도펀드 한달수익률 -1.26%
펀드설정액도 1년새 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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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최악의 수’를 둔 인도 증시에 먹구름이 꼈다. 인도 펀드는 최근 한 달간 글로벌 펀드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펀드 설정액도 쪼그라들었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인도 펀드의 한 달 수익률은 -1.26%로 중국·북미·베트남·신흥아시아·일본·러시아 등 주요 해외 펀드 중에서도 가장 저조한 성과를 냈다.
지난해만 해도 인도는 중국을 이을 신흥 시장으로 급부상하며 전세계 투자금을 빨아들였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상황은 돌변했다.
인도 펀드 설정액도 급감했다. 이날 국내 인도 펀드 설정액은 1조67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1조 9167억원)보다 약 12.8% 감소했다. 지난해 9월 한 때 2조원을 돌파했던 설정액은 이달 들어 가장 낮은 설정액을 기록했다.
인도 증시가 부진한 이유로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결렬된 점이 꼽힌다. 미국과 인도는 그동안 관세 협상을 진행해 왔다. 미국은 지난 4월 인도에 상호관세 26%를 부과했고 이후 5차례 협상을 이어왔다. 하지만 미국 농산물 관세 인하와 러시아 원유 구매 중단에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며 결국 협상은 틀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와 러시아의 원유 거래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기존보다 1% 낮춘 상호관세 25%에 보복성으로 25%를 더한 총 50% 관세를 인도산 제품에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인도는 회유 대신 초강수를 두면서 결국 미국 동부시 기존 27일 0시 1분을 기점으로 인도 관세는 50%로 상향됐다.
미국은 인도의 원유 거래가 러시아의 자금 세탁소로 이용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며 맹공을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책사’로 불리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31일(현지시간) 인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인도에 대한 고관세 정책의 정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번 조치로 의류, 보석과 주얼리, 신발, 스포츠 용품, 가구, 화학제품 등이 고율 관세 직격탄을 맞게 됐다. 인도적 지원 물품과 상호 교역 프로그램 대상 품목 등에는 50% 관세를 적용하지 않는다.
인도는 미국과의 관세 전쟁을 선포하는 대신 중국의 손을 잡는 방향을 택했다. 인도 정부는 중국 기업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 제한을 완화하고 섬유 산업 수출 다변화로 관세 전쟁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투자업계는 그럼에도 수출 감소에 따른 인도 경제의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달 상승세를 보이던 센섹스 지수는 지난달 21일 8만2000포인트까지 올랐지만 상호관세가 부과되고 지난 29일에는 7만9809.65포인트를 기록하며 8만 포인트 선 아래로 떨어졌다.
김근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 올해 기준 대미 수출 비중 상위 품목 가운데 관세가 면제된 전자제품과 의약품을 제외하면, 주얼리와 섬유의복 등 노동집약적 산업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제로 일부 업체들은 주문 급감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신규 오더를 보류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들 산업에서 미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30~40%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수출 감소에 따른 피해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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