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 [EPA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책사’ 역할을 담당하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이 인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한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인도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에 나섰다.

나바로 고문은 8월 3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인도가 “크렘린(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살상에 있어서 자금 세탁소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이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에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를 거의 구입하지 않았다”면서 “러시아 정유업자들이 인도의 대형 석유 기업들과 손을 잡았고, 푸틴은 모디에게 원유를 할인된 가격에 제공했다. 인도는 그 원유를 정제하고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에 높은 가격으로 다시 팔아서 큰 이익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실상 자금줄 역할을 한다면서 미국의 인도에 대한 ‘50% 관세’를 정당화하고 나선 것이다.

모디 인도 총리가 9월 1일 톈진 메이장 컨벤션 및 전시 센터에서 열리는 상하이 협력 기구(SCO) 정상회의를 앞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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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바로 고문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훌륭한 지도자”라 칭하면서도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의 지도자가 왜 푸틴, 시진핑(중국 국가주석)과 손을 잡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나바로 고문은 8월 27일 다른 인터뷰에서도 모디 총리가 러시아의 전쟁에 돈을 대주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모디의 전쟁’이 돼버렸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인도에 상호관세 26%를 부과한 뒤 인도와 무역 협상을 이어왔으나 합의하지 못했고, 8월 27일부터 관세율을 50%로 올린 바 있다.

협상 과정에서 미국은 인도와 러시아의 석유 거래를 강하게 비판했으나,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가 경쟁력이 높고, 이를 구입하지 말라는 압력이 정당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나바로 고문의 이같은 발언은 8월 31일 개막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중국을 방문한 세계 정상들이 결속을 강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정상회의에는 모디 총리 역시 참석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이 인도를 향해 직설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왼쪽부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트럼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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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바로 고문은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에 법적 근거가 없다는 8월 29일 미국 항소 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도 “나쁜 결정”이라면서 판사들을 ‘법복 입은 정치인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소송을 제기한 중소기업 5곳을 겨냥해 “값싼 중국산 쓰레기를 수입할 권리를 지키려는 아주 작은 회사들”이라며 “자금 흐름을 따라가 보면 최소한 일부는 악명 높은 반(反)트럼프 성향의 ‘코크 네트워크’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코크 네트워크는 미국 공화당의 대표적 ‘큰 손’이자 억만장자인 찰스 코크가 이끄는 정치 자금 네트워크로, 코크는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워왔다.

나바로 고문은 또 이번 항소법원의 판결에 반대 의견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대법원 판결 전망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다. 만약 우리가 진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미국의 종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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