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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성비위 뭉개다가… 조국에게 불똥 튀자 줄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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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혁신당, 지도부 총사퇴

    조국혁신당 지도부가 7일 당내 성 비위 및 직장 내 괴롭힘 논란으로 총사퇴했다. 주요 사건 발생 9개월, 피해자들이 공식 문제 제기를 한 지 5개월 만이다. 조국혁신당은 오는 11월 새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전까지 비상대책위 체제로 운영된다.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관용 없는 처벌과 온전한 피해 회복을 위해 저와 최고위원 전원은 물러난다”고 했다. 황명필·이해민·차규근 최고위원도 사퇴했다. 황현선 사무총장 등 핵심 당직자들도 성 비위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조국혁신당 내 주요 성 비위 사건은 작년 12월 조국 혁신연구원장이 대법원에서 2년 실형을 받은 날 노래방 회식 후에 일어났다. 이 자리에는 핵심 당직자 상당수가 함께했다. 강미정 전 대변인은 당시 성 비위 피해를 당했다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응답이 없자 올해 4월 당 여성위원회에 정식 신고했다. 당 지도부는 몇 주가 흐른 뒤에야 가해자를 징계했다. 조국 원장이 대표 시절 영입했던 강 전 대변인은 대변인직을 사퇴하며 당내에서 문제를 제기한 피해자와 당 관계자들이 징계 등 불이익을 당했다고 했다.

    2차 가해 논란을 빚었던 인사들은 이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조국 원장과 가까운 최강욱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은 지난달 31일 한 행사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그게 그렇게 죽고 살 일인가”라고 해서 논란이 됐다. 최 원장은 지난달 30일 “여러분 주변에 많은 ‘2찍(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살고 계시는데 한날한시에 싹 모아다가 묻어버리면 (민주주의 성공한다)”라고 말한 사실이 보도됐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최 원장에 대한 진상 조사를 지시했고, 최 원장은 페이스북에 교육연수원장 사퇴를 밝히며 “이유 불문, 저로 인해 많은 부담과 상처를 느끼신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규원 조국혁신당 사무부총장은 지난 5일 한 방송사 유튜브에 출연해 “성희롱은 범죄 아니다”라고 했다가 논란이 되자 사무부총장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조국혁신당의 뒤늦은 강력 대처에 대해 “조 원장을 향한 책임론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는 말이 나왔다. 조 원장은 출소 후 이 문제에 침묵하다가 강 전 대변인 탈당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옥중에서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는 처지였다”고 했다. 하지만 이 해명은 더 큰 논란이 됐다. 여권 관계자는 “조 원장 패밀리인 지도부와 핵심 당직자들이 뒤로 물러나면서 위기를 맞은 조 원장을 보호해준 것”이라고 했다. 조 원장과 가까운 황현선 사무총장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고통을 버티고 또 버티는 조 원장에게 겨눈 화살을 저에게 돌려달라”고 했다.

    그러나 조 원장의 대학 동기이자 당의 창당준비위원장이던 장영승 전 서울경제진흥원 대표는 페이스북에 “7월 조국을 면회했다. 그는 ‘나가서 해결하겠다’고 말했고, 믿고 기다렸다”며 “그런데 출소 2주가 넘었음에도 왜 피해자들과 만남이나 전화 통화조차 하지 않았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 원장은 미디어에 노출되는 것보다 잠시 쉬면서 시간을 가지라”고 했다. 조 원장은 이날 별다른 입장 표명이나 공개 일정 없이 보냈다. 조 원장은 오는 11월 당대표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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