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지도부 총사퇴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관용 없는 처벌과 온전한 피해 회복을 위해 저와 최고위원 전원은 물러난다”고 했다. 황명필·이해민·차규근 최고위원도 사퇴했다. 황현선 사무총장 등 핵심 당직자들도 성 비위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조국혁신당 내 주요 성 비위 사건은 작년 12월 조국 혁신연구원장이 대법원에서 2년 실형을 받은 날 노래방 회식 후에 일어났다. 이 자리에는 핵심 당직자 상당수가 함께했다. 강미정 전 대변인은 당시 성 비위 피해를 당했다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응답이 없자 올해 4월 당 여성위원회에 정식 신고했다. 당 지도부는 몇 주가 흐른 뒤에야 가해자를 징계했다. 조국 원장이 대표 시절 영입했던 강 전 대변인은 대변인직을 사퇴하며 당내에서 문제를 제기한 피해자와 당 관계자들이 징계 등 불이익을 당했다고 했다.
2차 가해 논란을 빚었던 인사들은 이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조국 원장과 가까운 최강욱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은 지난달 31일 한 행사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그게 그렇게 죽고 살 일인가”라고 해서 논란이 됐다. 최 원장은 지난달 30일 “여러분 주변에 많은 ‘2찍(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살고 계시는데 한날한시에 싹 모아다가 묻어버리면 (민주주의 성공한다)”라고 말한 사실이 보도됐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최 원장에 대한 진상 조사를 지시했고, 최 원장은 페이스북에 교육연수원장 사퇴를 밝히며 “이유 불문, 저로 인해 많은 부담과 상처를 느끼신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규원 조국혁신당 사무부총장은 지난 5일 한 방송사 유튜브에 출연해 “성희롱은 범죄 아니다”라고 했다가 논란이 되자 사무부총장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조국혁신당의 뒤늦은 강력 대처에 대해 “조 원장을 향한 책임론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는 말이 나왔다. 조 원장은 출소 후 이 문제에 침묵하다가 강 전 대변인 탈당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옥중에서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는 처지였다”고 했다. 하지만 이 해명은 더 큰 논란이 됐다. 여권 관계자는 “조 원장 패밀리인 지도부와 핵심 당직자들이 뒤로 물러나면서 위기를 맞은 조 원장을 보호해준 것”이라고 했다. 조 원장과 가까운 황현선 사무총장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고통을 버티고 또 버티는 조 원장에게 겨눈 화살을 저에게 돌려달라”고 했다.
그러나 조 원장의 대학 동기이자 당의 창당준비위원장이던 장영승 전 서울경제진흥원 대표는 페이스북에 “7월 조국을 면회했다. 그는 ‘나가서 해결하겠다’고 말했고, 믿고 기다렸다”며 “그런데 출소 2주가 넘었음에도 왜 피해자들과 만남이나 전화 통화조차 하지 않았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 원장은 미디어에 노출되는 것보다 잠시 쉬면서 시간을 가지라”고 했다. 조 원장은 이날 별다른 입장 표명이나 공개 일정 없이 보냈다. 조 원장은 오는 11월 당대표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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