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 시디 부 사이드 항구에 도착한 그레타 툰베리가 ‘글로벌수무드함대’를 지지하는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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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항하는 구호선단에 탑승한 스웨덴 기후활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정부들은 집단학살을 막고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정책) 정권을 돕지 않을 국제법적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툰베리는 7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대량 학살을 막기 위해 행동해야 하는 법적 의무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오는 9~10일 영국 런던을 방문하는 아이작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툰베리는 “세계 전역에서 사람들이 깨어나고 있지만, 법적 책임이 있는 정권과 권력자들은 나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린 가자지구에서 매일 아이들이 굶주리고, 부모들이 건물 잔해에 깔린 자녀들의 잃어버린 신체 부위를 찾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더는 가자지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른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툰베리는 “인간성과 상식이 있는 누구라도 이런 일엔 어떤 정당성도 없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스라엘은 집단학살의 정도를 높이고 있으며, 그에 따라 우리도 저항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며 “우린 생중계되는 집단학살을 그저 보고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툰베리와 44개국에서 온 참여자를 태운 20척의 ‘글로벌수무드함대’ 소속 선단은 북아프리카 지중해 국가인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에 있는 항구에 도착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달 31일 바르셀로나에서 출발했다가 강풍으로 하루만에 돌아온뒤 다음날인 1일 다시 항해를 시작했다. 이날 항구에는 리마 하산 유럽의회 의원 등 1천명이 나와 이들을 환영했다. 수무드는 아랍어로 ‘인내’, ‘저항’을 의미하는데, 이스라엘의 점령에 인내하며 저항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운동을 뜻하기도 한다.
글로벌수무드함대는 튀니지에서 130명을 추가로 탑승시키고, 3일 뒤인 10일 가자지구를 향해 출발할 예정이라고 아에프페(AFP)는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전달할 구호품을 실은 70척의 선박도 추가로 합세한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에 출연한 프랑스 배우 아델 에넬도 튀니지에서 승선한다고 이날 르 피가로는 보도했다.
아파르트헤이트와 싸운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손자 만들라 만델라(51)도 남아공 활동가 10명과 함께 합류한다. 만델라는 “팔레스타인인들은 우리가 겪은 것 보다 더 심각한 아파르트헤이트를 겪고 있다”며 “아파르트헤이트 남아공을 고립시키고 결국 붕괴시킨 국제사회가 팔레스타인에 대해서도 같은 행동을 할 때가 왔다”며 지난 4일 로이터에 밝혔다.
구호 선단은 애초 이달 중순께 가자지구에 도착한다는 계획이었으나, 기상과 보급 등 문제로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의 주도로 선단이 영해에 진입할 경우 강경 대응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영해에 접근할 경우 배들을 나포하고, 탑승자들을 장기 구금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월 툰베리 등 활동가 12명을 태운 ‘자유함대연합’(FFC) 소속 매들린호를 나포한 이스라엘은 하루만에 툰베리를 항공편을 통해 추방했다. 지난 7월에는 자유함대연합 소속 한달라호가 이스라엘에 나포돼 탑승한 21명의 활동가가 추방됐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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