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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8 (목)

    이슈 취업과 일자리

    불황의 늪에 더 좁아진 채용 문...대기업 63% "하반기 채용 없거나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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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협, 500대 기업 설문 조사
    건설·석유화학 불황 업종 타격
    기업 "정부 인센티브 늘려야"


    한국일보

    10일 서울 시내 한 대학교 취업 게시판 앞으로 학생들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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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침체 장기화로 올해 하반기 대기업 취업 시장에 찬바람이 더욱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총 121개사)의 62.8%는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이 없거나 미정"이라고 답했다고 11일 밝혔다. 채용 계획이 아예 없다는 응답이 24.8%나 됐다. 2024년 하반기(17.5%)보다 7.3%포인트나 상승했다. 가뜩이나 좁았던 취업문이 하반기 더 좁아지는 것이다.

    채용 계획이 있어도 전년 대비 규모를 줄이겠다는 기업 비중이 37.8%에 달했다. 지난해 하반기(17.6%)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채용 규모를 늘리겠다는 기업은 24.4%,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기업은 37.8%였다.

    업종별로는 불황의 골이 깊을수록 채용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 경기 침체로 건설·토목이 83.3%로 '채용 계획 없음·미정' 비중이 가장 높았다. 그 뒤로 식료품(70%), 철강·금속(69.2%), 석유화학·제품(68.7%) 순이었다.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주요 업종이지만 원가 부담과 내수 부진, 미국발(發) 관세 장벽, 글로벌 공급 과잉 등의 여파로 불황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기업들이 신규 채용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는 이유에 대해 수익성 악화 대응을 위한 경영 긴축(56.2%)을 가장 많이 꼽았다. 뒤를 이어 인건비 증가 등 비용 부담 증대(12.5%),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고환율 등으로 인한 경기 부진(9.4%) 순으로 답했다.

    한국일보

    그래픽=박종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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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들은 현장에 적합한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신규 채용 관련 애로 사항을 묻자 인재 확보의 어려움(32.3%)을 가장 많이 꼽았는데 직군으로는 연구·개발직(35.9%)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전문·기술직(22.3%)과 생산·현장직(15.9%)이 뒤를 이었다.

    기업들은 규제를 풀고 인센티브를 늘려야 청년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봤다. 대졸 신규 채용 증진을 위한 정책 과제로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투자, 고용 확대 유도(38.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고용 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22.3%), 신산업 성장 동력 분야 기업 지원 강화(10.7%) 등을 지목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정부와 국회는 각종 규제 완화 및 투자 지원 등을 통해 기업들의 고용 여력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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