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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3 (토)

    이슈 국방과 무기

    中 압박하는 美… 日에 배치한 ‘타이폰’ 미사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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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日 합동훈련 위해 최초 배치

    토마호크 미사일 등 탑재 가능

    베이징 넘어 러시아까지 사정권

    미국이 최신 중거리미사일 시스템 ‘타이폰’을 일본에 일시 배치하고 15일 사진을 공개했다. 미·일이 지난 11일부터 오는 25일까지 2주 일정으로 진행 중인 연례 합동 군사 훈련 ‘레졸루트 드래건(Resolute Dragon)‘을 위한 것이다. 타이폰이 일본에 배치된 건 처음으로, 중국 대부분 지역을 사정권에 두게 된다.

    지난달 말 타이폰의 일본 배치 소식에 중국은 “말과 행동을 조심하라”고 했고, 러시아·북한도 “도발하지 말라”고 반발했지만, 훈련에 나선 것이다. 지난 3일 중국이 천안문 열병식에서 군사력과 러시아·북한과의 결속을 과시한 데 이어 미·일이 북·중·러에 대한 무력 시위의 강도를 높이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일본 혼슈 서부 야마구치현에 있는 이와쿠니(岩国) 미군 기지에 배치한 타이폰은 미군의 핵심 전략 자산인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최대 사거리 2500㎞)과 다목적 미사일 SM-6를 발사할 수 있다. 타이폰은 기동·전개가 신속한 데다 탑재 무기도 다양해 북·중·러 입장에선 상대하기 까다로운 자산이다. 웨이드 저먼 미 해병대 대령은 이와쿠니 기지에서 취재진에게 “여러 시스템과 다양한 탄약을 사용해 적에게 딜레마를 안길 수 있다”며 “필요하면 전방에 신속 배치할 수 있다”고 했다. 타이폰이 유사시 일본에 배치되면 한반도는 물론, 중국 베이징·상하이·충칭·선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등을 직접 겨눌 수 있다. 이번 훈련은 일본 자위대원 1만4000명, 미군 5000명이 투입돼 역대 최대 규모였다.

    미국이 타이폰을 일본에 배치해 실전 훈련에 나선 것은 중국의 태평양 패권 장악 시도를 제1도련선(일본~대만~필리핀)에서부터 조기 차단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지난 3일 천안문 열병식에서 사거리가 2만㎞에 달해 미 본토는 물론 전 세계를 타격할 수 있는 다탄두 대륙간 전략핵미사일 둥펑-5C을 비롯, ‘괌 킬러’ 미사일 둥펑-26D(사거리 5000㎞) 등 최신 무기를 대거 공개했다. 중국은 산둥 반도에 주한·주일 미군 기지를 사정권에 두는 둥펑-16 미사일(사거리 1000㎞)을 집중 배치해둔 상황이다. 이 같은 중국의 군사 팽창에 대응해 미국은 지난해 4월 타이폰을 필리핀에 투입했다. 지난 7월엔 호주 북부에 타이폰과 함께 최신예 극초음속 미사일 ‘다크 이글’(사거리 2800㎞)을 투입했다. 미 본토 바깥 첫 배치였다.

    퇴역 미국 해병대 대령으로 일본 자위대와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는 그랜트 뉴셤 일본전략연구포럼(JFSS) 연구원은 로이터에 “과거였다면 이런 배치는 미·일 관료들이 중국의 반발을 우려해 거부했을 것”이라며 “이제 중국의 반발은 문제가 덜 된다”고 했다. 미·중 간 태평양 패권 경쟁이 이미 진행 중이므로 미국이 더는 중국의 반발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중국 당국은 이번 타이폰의 일본 전개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타이폰 시스템이 발사하는 토마호크 미사일이 이라크 전쟁, 이슬람 국가(IS) 격퇴 작전 등 실전에서 위력을 입증한 ‘미군 개입의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향후 북·중·러의 반발이 나올 수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군사 긴장이 고조되면서 각국 군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의 올해 국방비는 전년보다 7.2% 증가한 수치였다. 대만도 내년 국방 예산을 올해보다 20% 증액(국내총생산의 3% 이상)했다. 일본 내년 국방비는 88조원 이상으로 2차 대전 종전 이후 최대 규모 군비 확장이다. 한국도 내년 국방 예산을 올해보다 8.2% 늘어난 66조3000억원 규모로 편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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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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