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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7 (수)

    이슈 특검의 시작과 끝

    두 달간 압수수색 수십 번 했지만… 해병 특검, 기소는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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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란 큰 개신교계 수사도 진척 없어

    순직 해병 특검이 지난 7월 2일 출범한 지 두 달 넘게 지났지만 이렇다 할 수사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해병 특검은 ‘순직 해병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압수 수색만 수십 차례 했지만, 아직까지 재판에 넘긴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개신교계 등이 순직한 채수근 상병 소속 부대장의 ‘구명 로비’ 창구였다는 의혹도 수사했지만 논란만 부른 채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해병 특검은 내란·김건희 등 3특검 가운데 가장 먼저 수사 기간을 연장했다.

    순직 해병 수사 외압 의혹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채 상병 부대장이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에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해병대 수사단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크게 화를 낸 뒤, 대통령실과 군 지휘부를 통해 수사에 외압을 가했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해병 특검은 지난 7월 22일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고, 두 달 가까이 지난 최근에야 다시 김 전 사령관을 불러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의혹 핵심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23일 처음으로 피의자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내란 특검에 구속된 윤 전 대통령이 해병 특검 조사에 응할지는 불투명하다. 해병 특검이 지금까지 체포나 구속한 인사도 없다.

    해병대 수사단에서 시작해 국방부 조사본부, 경북경찰청, 대구지검 등을 거쳐 해병 특검에 넘어온 채 상병 과실치사 사건과 관련해서는 아직 한 사람도 기소되지 않았다. 채 상병이 수해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 도중 급류에 휩쓸려 사망에 이른 것의 지휘 책임이 어디까지인지 규명하는 수사가 2년 넘게 매듭을 짓지 못한 것이다.

    해병 특검은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과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등이 임 전 사단장을 과실치사 혐의자에서 빼기 위한 구명 로비에 관련돼 있다며 지난 7월 18일 압수 수색을 했다. 하지만 두 달 넘게 참고인 신분인 김·이 목사 등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참고인 조사 요청에 세 차례 불응한 김 목사 측은 “구명 로비한 사실이 없고, 특정 언론에 통신 기록이 공개되는 등 명예 훼손에 대해 특검 측 사과가 먼저”라는 입장이다. 이 목사 측과는 소환 일정 조율도 제대로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진상 규명과 그에 따른 처벌이란 특검 본연의 취지로 돌아가 전열을 정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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