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러 강경 발언' 트럼프 언급 없어…기존 러 입장 반복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2025.05.27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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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를 이용해 러시아에 실질적인 전쟁을 선포했다고 비난했다. 영국은 "거짓된 환상 세계의 왜곡"이라며 이를 일축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유엔 G20 외교장관회의 연설을 통해 "서방이 도발한 우크라이나 사태를 통해 나토와 EU는 이미 내 조국에 실질적인 전쟁을 선포하고 여기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러시아 항공기가 나토 영공에 침입하는 경우 격추해야 한다고 하는 등, 러시아에 대한 강경 발언을 한 지 이틀 만에 나온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도 기자들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행동에 실망감을 표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이 형편없다고 비난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서방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도발했다는 기존 러시아 입장을 반복했다.
이에 예벳 쿠퍼 영국 외무장관은 연설을 시작하기에 앞서 퇴장하려는 라브로프 장관을 공개적으로 지목하며 "러시아 대표가 전쟁의 원인에 대해 퍼뜨리는 거짓된 환상 세계의 왜곡, 허위 정보, 선전은 아무도 설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카야 탈라스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예속화 목표가 변했다는 징후는 전혀 없다"며 세계 강대국들이 러시아에 국제적 압력을 행사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유럽 외교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유럽에 떠넘기려는 숨은 목적이 있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직접 제재를 가하기보다는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한 인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 대해서도 비슷한 조치를 고려하는 중이라는 점에서다.
한편 라브로프 장관은 전날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면담했으며, 오는 27일 유엔 총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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