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기간 서울 서초구 잠원IC 인근 도로가 붐비는 모습. 동아일보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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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이나 산간벽지 등 일부 지역에서 도로를 주행 하는 중 차량 배터리가 방전되거나 타이어에 펑크가 날 경우 보험사로부터 ‘긴급출동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반 도시와 동일한 보험료를 납부해도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회 농림해양축산식품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실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5대 손해보험사(삼성화재, 현대해상, 한화손해보섬, 동부화재, KB) 약관을 분석한 결과 섬과 산간 벽지 지역은 긴급출동서비스 제공 대상에서 제외돼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 의원실은 “2001년 섬과 산간 벽지 지역에 긴급출동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불합리한 약관이 신설된 이후 모든 보험사 약관에서 반영돼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보험사는 관련 법령에 따라 보험가입자의 차량이 고장났을 경우 긴급출동서비스를 일정 횟수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섬과 산간 벽지 지역은 혜택을 받지 못하기에 차량이 고장났을 경우 비싼 돈을 내고 수리기사를 데려오거나 차를 끌고 도시로 나가서 정비를 받아야 하는 실정입니다.
전남 신안군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차량출동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해서 보험에 가입했지만, 실제 차량이 고장나도 서비스를 부르지 못해서 200만 원을 지불하고 전남 목포에서 정비 인력을 불렀다”며 불편함을 호소했습니다.
서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섬과 산간 벽지 지역에 등록된 차량은 약 17만 대, 보험 가입 가능 인원은 약 27만 여명입니다. 1인 당 평균 자동차 보험료 69만 원을 납부한다고 가정할 경우 보험사는 섬과 벽지 가입자로부터 연간 1195억 원 규모의 보험료 수익을 얻는 것으로 나오지만, 마땅히 제공해야 할 긴급출동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는 사각지대에 거주하는 주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보험가입자가 차량을 이용해 섬과 벽지 지역에 들어갔다가 고장이나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도 긴급출동서비스를 받을 수 없어 도시 정비소에 직접 요청을 해야하는 상황입니다.
국회 농림해양축산식품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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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차량이 움직이는 추석 연휴 기간 동안에는 자동차 사고도 더욱 빈번하게 일어나며 긴급출동서비스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보험개발원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추석 연휴 시작 전 하루 평균 사고 건수는 4004건으로 평상시(3314건) 대비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명절 특성상 가족 단위 이동이 많다 보니 교통사고 피해자 수도 평상시보다 27% 상승한 6139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섬과 벽지에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사람도 증가하는 만큼 시급히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 의원은 “자동차 보험은 법으로 의무화해 섬과 벽지 주민도 가입했지만, 당연히 제공돼야 할 차량출동서비스를 제공 받지 못해 형평성 문제와 차별을 겪고 있다”며 “정부는 불합리한 약관에 대한 개선 방안을 강구해 주민과 이용객의 차량 고장 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5대 손해보험사는 문제에 대해 공감한다고는 하나, 기존 보험료에 추가로 비용이 발생하는 특약을 개발하겠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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