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영공 진입·군 대응 관련 언급은 없어…
미 '마약 밀매 차단' 작전으로 양국 긴장 고조 중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9월15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이 마약 카르텔에 대응하겠다며 최근 자국의 선박을 공격해 11명이 사망한 사건 등을 '악의 범죄'로 규정하며 미국에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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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국방 당국이 자국 연안 인근에서 미국 전투기를 포착했다며 이를 자국 안보를 위협하는 '도발 행위'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베네수엘라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영 TV 생중계 발언을 통해 "제국주의 전투기들이 베네수엘라 해안에 접근했다"며 "카리브해 인근을 비행하는 이들 전투기의 존재는 저속한 도발이자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부 마이케티아 비행정보구역 내 베네수엘라 방공망과 자국 최대 공항의 추적 시스템이 해안에 접근한 5대 이상의 전투기를 탐지했다"며 해당 전투기는 3만5000피트(약 1만668m) 고도에서 400노트(약 740.8km/h) 속력으로 비행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투기를 언제 포착했는지, 자국 영공에 진입했는지, 베네수엘라군이 관련 대응을 했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베네수엘라 연안에서의 미 전투기 포착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 마약 밀매 차단을 위해 카리브해에 군함을 배치하고, 마약 밀매 운반선으로 추정되는 베네수엘라 선박을 공격하는 등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AFP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베네수엘라 기반 마약 카르텔 선박 최소 3척을 공격해 14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마약 카르텔을 상대로 한 작전 수행을 위해 F-35 전투기 10대를 푸에르토리코 공군 기지에 배치했다. 이는 해당 지역에서 이뤄진 30여 년 만에 최대 규모의 군사 배치였다. 미 해군은 마약 밀매 단속을 이유로 해군 군함 8척과 핵잠수함 1척을 카리브해에 배치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를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특히 미군의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국가비상사태 선포도 준비 중이다. 그는 지난달 29일 TV 연설에서 "헌법에 따라 '외부 불안 상태'를 선포하기 위한 협의 절차를 시작했다"며 "미 제국이 베네수엘라를 군사적으로 공격했을 때 우리 국민과 평화, 안정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 의회에 미국이 마약 카르텔과 "무력 분쟁" 상태라고 결정하고 카르텔 조직원들을 "불법 전투원"으로 규정하는 통보문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마약 운반선 격침이 위법 논란에 휩싸이자, 군사력 사용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미 행정부는 미군과 관련된 적대행위를 의회에 보고해야 한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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