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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게임정책과 업계 현황

    확률형 아이템? 새로운 수익모델 찾는 게임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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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제 압박·과금 피로 겹쳐 변화 모색
    구독형 멤버십·배틀패스 속속 도입


    비즈워치

    넥슨의 마비노기 모바일은 경쟁과 과금 유도에 치중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성장 중심 구조로 폭넓은 이용자를 끌어모으고 있다./그래픽=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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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업계가 '페이 투 윈(pay to win, 이기기 위해 돈을 지불해야 하는 구조)'이나 확률형 아이템 구입을 유도하는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기존 과금 방식은 이용자의 피로도가 높아 장기적인 수익 창출이 어렵고 각종 규제까지 겹치며 변화가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넥슨이 올해 선보인 '마비노기 모바일'은 MMORPG(대규모온라인역할수행게임)의 기존 수익 모델에서 벗어나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다.

    기존 MMORPG는 PvP(플레이어 대 플레이어 대결) 중심의 구조가 많았지만 마비노기 모바일은 캐릭터의 성장을 중점에 뒀다. 따라서 전투에서 이기기 위해 반드시 유료 아이템을 구매할 필요가 없다.

    의상이나 염색 등 꾸미기 아이템이 주된 과금 요소다. 캐릭터의 능력치를 높여주는 의상 아이템도 있지만 과금 이용자와 무과금 이용자의 격차를 크게 벌리는 수준은 아니다.

    이와 함께 멤버십 기능과 같은 선택적 과금 요소를 통해 수익을 꾀하고 있다. 유료 멤버십을 구매하면 아이템 보유 수량을 늘려주거나 게임에 필요한 아이템을 추가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넥슨 관계자는 "마비노기 모바일은 기존 MMORPG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과금 요소를 줄였다"며 "소수의 이용자가 아니라 10대부터 40대까지 폭넓은 이용자를 모이게 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작들도 유사한 기조를 보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11월 출시하는 '아이온2'에서 경쟁적 과금 모델을 배제했다고 강조했다. 아이온2는 멤버십과 배틀패스를 핵심 수익 모델로 삼았다. 각각 월 2만~3만원 내의 구독형 상품으로 출시된다.

    멤버십은 이용자의 원활한 게임 플레이를 돕는다. 예를 들어 일반 이용자들이 거래소에서 아이템을 동시에 3개만 판매할 수 있다면 멤버십 구매자에게 5개 이상의 물건을 팔 수 있는 권한을 제공한다.

    프리미엄 배틀패스도 마찬가지다. 일정 레벨에 도달하면 제공되는 보상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다. 예를 들어 일반 이용자에게는 일반 포션(체력 회복 아이템) 5개만 제공되지만 프리엄 배틀패스 이용자에게는 고급 포션 3개가 추가로 지급되는 식이다.

    엔씨소프트 측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택했다고 밝혔다. 과금형 모델의 피로감을 낮추고 사용자 접근성을 확대한다는 설명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소비자의 문턱을 낮추고 부담없는 플레이 환경을 구축해 장기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IP(지식재산권)를 구축하고자 확률형 뽑기 등 과금 유도형 모델에서 벗어난 새로운 수익모델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드림에이지가 이달 22일 선보이는 MMORPG 신작 아키텍트도 마찬가지다. 아키텍트는 '천장 보조 확률 업 시스템'을 도입한다. 게임에서 '천장' 시스템은 일정 횟수 이상 뽑기를 시도하면 아이템을 제공하는 일종의 상한선을 말한다.

    아키텍트가 새롭게 선보이는 시스템은 천장 시스템의 한계를 보완했다. 기존 천장 시스템은 1회차나 99회차나 당첨 확률이 동일했지만 아키텍트가 도입한 방식은 시도할수록 확률이 점차 올라간다.

    1번보다 10번, 20번이 될수록 원하는 아이템을 얻을 가능성이 커지는 구조다. 확률형 방식에서 벗어난 건 아니지만 불확실성을 줄여 소비자의 피로도를 낮추고자 했다.

    드림에이지 관계자는 "MMORPG 특성상 확률형 아이템을 아예 배제할 순 없지만 소비자들이 허탈감을 느끼지 않고 만족감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게임사들이 확률형 아이템이라는 기존의 수익모델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하는 건 규제와도 관련이 깊다. 현재 게임 아이템 등장 확률을 조작하면 게임사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게임산업진흥법이 시행되고 있으며, 국회에선 확률형 아이템을 조합해 새로운 아이템을 얻는 '컴플리트 가챠(완성형 뽑기)'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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