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로봇 아틀라스 / 보스턴다이내믹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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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 빌딩. 최종현학술원과 한국고등교육재단이 공동 개최한 강연 ‘SF, 로봇, 인간’에선 전문가들이 로봇 대중화를 주제로 이야기했다. 김주형 미국 일리노이대 어배너섐페인(UIUC) 교수, 김영재 LG전자 HS연구센터 수석연구위원이 연사로 참석, 곽재식 숭실사이버대 교수가 청중과 질의응답을 맡았다.
◇“마지막 1m가 관건”
전문가들은 로봇 대중화의 핵심을 일상에 빗대 설명했다. 김영재 연구위원은 “사람들이 가장 하기 싫어하는 설거지·빨래·청소를 합리적 가격에 대신할 수 있어야 시장이 열린다”고 했다. 청소 로봇이 설치만 하면 이후 작동은 알아서 하듯, 세탁과 설거지 역시 ‘세탁-건조-개기’ ‘식기 세척-정리’ 등 그간 도달하지 못한 집안일의 ‘마지막 1m’를 채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수준의 로봇 대중화가 이뤄지기 위해선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김주형 교수는 “가구 높이와 구조가 로봇 사용을 전제로 변한 것처럼 생활 양식과 제품 설계가 맞물리며 수용성이 점차 높아진다”며 “로봇 청소기처럼 시간이 만들어내는 학습 곡선이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AI(인공지능) 발전의 열쇠는 결국 데이터”라고 강조했다. 쉼 없이 돌아가는 공장용 로봇은 데이터를 쉽게 축적할 수 있지만, 일상 속 로봇은 아직까지 보급이 부족해 학습 데이터를 쌓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더 많은 로봇이 보급돼야 더 많은 데이터를 모을 수 있고, 그래야 로봇이 진정한 ‘지능’을 갖출 수 있다”고 했다.
◇“자유의지는 인간의 몫”
로봇 대중화에 대한 물음은 로봇 연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 그리고 로봇 시대의 인간 역할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김주형 교수는 인간과 로봇의 차이를 ‘쓸데없는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숨을 쉬듯 떨리는 눈동자, 의미 없는 시선 이동 같은 비효율적 움직임이 오히려 인간다운 자연스러움을 만든다”고 말했다. 로봇 연구에 있어 움직임의 효율성에 집중하는 것뿐 아니라, 인간의 비효율적 움직임도 학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재 연구위원은 인간과 로봇의 본질적 차이를 ‘자유의지’라고 말했다. 그는 “DNA가 지시하는 대로, 환경이 요구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고, 주어진 대본을 거부할 수 있는 능력, 그것이 인간만의 자유의지”라며 “AI와 로봇이 인간의 많은 영역을 대체하겠지만, 자유의지라는 마지막 보물은 인간에게 남아 있다”고 했다.
[이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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