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7 (일)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美 이어 EU도 철강관세 50% 인상·무관세 쿼터 축소…韓수출 ‘경고등’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동아일보

    사진은 올해 8월 25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도 철강 수입 장벽을 대폭 높이기로 했다. 무관세 수입쿼터(할당량) 물량을 절반 가량 줄이고, 쿼터 초과분에 부과되는 관세율은 기존 25%에서 50%로 상향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철강 수출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한국의 입장을 적극 개진하고, 양자협상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EU는 7일(현지 시간)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대체할 새로운 저율관세할당(TRQ) 제도 도입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새로 제시된 TRQ 초안에 따르면 EU의 연간 철강 수입 쿼터 총량은 지난해 세이프가드 체제에서 설정된 3053만 톤(t) 대비 47% 감소한 1830만 톤 수준으로 줄어든다. 또한 쿼터를 초과하는 물량에 부과되는 관세율은 기존 25%에서 50%로 2배로 인상된다.

    이 조치는 EU의 일반 입법 이행 절차를 거쳐 기존 세이프가드 조치가 만료되는 내년 6월 말 회원국 투표를 통해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부는 아직 EU가 국가별 쿼터 물량을 발표하지 않아 한국에 미칠 구체적인 영향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규 철강 쿼터 총량이 기존보다 47% 줄어드는 만큼 한국의 대(對) EU 철강 수출에도 상당한 영향이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EU 철강 수출액(MTI 61 기준)은 44억8000만 달러(약 6조3000억 원)로, 전체 철강 수출액의 13.5%를 차지했다. 이는 단일국가 기준으로 1위 수출 시장인 미국(43억5000만 달러)보다도 많은 규모다.

    이미 한국 철강업계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무역장벽 강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이 기존 무관세 수입 쿼터(한국은 연 263만 톤)를 폐지하고, 품목별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한 이후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은 급감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대미 철강 수출액은 25억2214만 달러(약 3조50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다만 EU가 국가별 쿼터 배분 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 대해서는 이를 고려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만큼 산업부는 EU와의 양자 협의 등을 통해 우리 이익을 최대한 확보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문신학 산업부 차관이 철강 수출 현장을 찾아 수출 애로를 직접 청취하는 등 업계 의견 수렴에 나선다고 밝혔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별도 계기를 통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을 만나 새로 도입 예정인 EU TRQ 조치에 대한 한국 측 우려를 적극 개진할 예정이다.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