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인질 20명 석방·이, 단계적 철군
“여덟번째 전쟁 해결…영원한 평화 되길”
“12일께 이집트行”…2년분쟁 종식 기대
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부 와디 가자 인근 해안도로에서 거처를 잃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자 시로 돌아가기 위해 모이고 있다. 앞서 8일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전투를 중단하는 평화 계획 1단계에 합의했다는 발표가 나오고서다. [AP]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스라엘 내각이 10일(현지시간) 새벽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1단계 휴전 합의안을 승인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20명 전원이 오는 13일이나 14일에 석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질 석방이 이뤄지면 2단계로는 하마스의 무장해제도 시사했다. 지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 이후 2년 동안 가자지구에서 지속된 양측의 분쟁이 본격 마무리되기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평화 협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기 위해 오는 12일께 중동 지역을 직접 방문할 의사도 드러냈다.
▶트럼프 “우리가 가자전쟁 끝내…곧 중동으로 떠날 것”=트럼프 대통령은 9일 백악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어젯밤 우리는 중동에서 중대한 돌파구에 이르렀다. 많은 사람이 결코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던 일이었다”며 “우리는 가자 지역 전쟁을 끝냈고, 더 큰 차원에서는 평화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것이 지속적인 평화, 영원한 평화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남아 있던 모든 인질의 석방을 확보했다”며 “그들은 월요일(13일)이나 화요일(14일)에 풀려날 것”이라고 말해 구체적인 석방 시점을 언급했다.
그는 “그들을 데려오는 것은 매우 복잡한 과정”이라며 “인질들을 데려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 여러분이 가고 싶지 않을 장소들도 있지만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인질들을 데려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날은 기쁨의 날이 될 것”이라며 “내가 직접 방문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진행 중인 이집트에 가서 합의 사항을 최종적으로 매듭짓고 인질이 석방되는 상황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관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미국인은 이 끔찍한 전쟁을 끝내는 데 우리나라가 한 역할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며 “우리는 지금까지 7개의 전쟁을 해결했고, 이번이 여덟번째”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빨리 끝날 것이라 생각했던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었는데, 그것도 역시 해결될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매우 곧 중동으로 떠날 예정이고, 그 일에 참여하게 돼 매우 영광”이라며 “사람들이 이 일에 대해 매우 기뻐하고 있다. 무언가를 해냈다는 사실에 이렇게 전 세계가 찬사를 보내는 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역시 가자 평화 구상에 지지를 보냈다면서 “우리는 이란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는 이란에 중대한 제재를 취하고 있으며, 그들이 나라를 재건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핵무기는 가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1단계 합의 뒤엔 무장 해제 시킬 것”=트럼프 대통령은 1단계 합의 뒤 2단계 합의 내용이 무엇이 될지에 대해 “우리는 무장 해제(disarming)를 시킬 것”이라며 “많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하마스의 무장 해제를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취재진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가가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에 대한 견해를 묻자 “견해가 없다. 그들이 합의한 것에 맞춰서 할 것”이라며 당사자들의 합의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에 참석한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국방부) 장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며 가자 협상 타결 과정에서의 노력을 치하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 대통령이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면 이 모든 일은 절대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란 점은 과장이 아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솔직히 말해 세계 어디에도 이 일을 성사시킬 수 있는 지도자는 없고, 현대의 미국 대통령 중에도 이런 일을 할 수 있을 만한 사람을 나는 알지 못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전날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해 마련한 가자지구 평화구상 1단계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생존 인질 20명의 석방 절차가 곧 시작되고 이스라엘군도 단계적 철군에 나설 예정이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에 따르면, 1단계 합의가 이스라엘 내각에서 승인됨에 따라 이스라엘군은 24시간 이내에 하마스와 합의한 선까지 군대를 철수해야 한다. 하마스와 합의한 선이 공식적으로 어디까지인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1단계 철군 이후에도 가자지구 절반가량(53%)에 대한 통제권은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철 기자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