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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시위와 파업

    마다가스카르 젠Z의 시위, 쿠데타로 이어질까? [오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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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편집자주

    우리가 사는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알쓸신잡’ 정보를 각 대륙 전문가들이 전달한다.


    한국일보

    지난 12일(현지시간) 마다가스카르 안타나나리보에서 최근 반정부 시위 중 사망한 시위대를 추모하는 의식에 모인 사람들이 군인들을 맞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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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말 마다가스카르의 수도 안타나나리보에서 잦은 단전과 단수로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유엔은 경찰의 강경 진압과정에서 최소 22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마다가스카르는 아프리카 대륙 동쪽 인도양의 세계 네 번째로 큰 섬나라다. 독특한 동식물이 많고, 바오밥 나무와 뾰족한 바위로 이루어진 칭기 국립공원으로 유명하다. 수천 명이 쏟아진 최근 며칠 동안의 시위로 안타나나리보의 거리에는 프랑스 지원으로 올해 완성된 케이블카가 덩그러니 멈춰서 있다. 수도의 혼잡한 교통상황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된 케이블카는 잦은 정전으로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고 한다. 전기가 흘러 케이블카가 작동해도 그 비용이 일반 버스비의 6배로 일반인들에게는 소위 그림의 떡이었다.

    이번 시위도 젠Z(Z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시위대에 참여한 젊은 활동가들은 케냐와 나이지리아에 있었던 반정부 시위를 언급하거나 최근 인도네시아와 네팔에서 사용된 것과 같은 해적 깃발을 흔들고 있다. 시위대는 지속적인 정전, 물 부족, 만연한 부패에 지쳤다고 주장한다.

    프랑스 식민통치로부터 독립한 1960년 이후, 마다가스카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인구는 500만 명에서 3,200만 명으로 급속히 증가했다. 악화되는 농촌 빈곤과 빠른 인구 증가로 도시, 특히 수도로의 이주가 급증했다. 도시의 인구 증가로 주택뿐만 아니라 노후화된 전력 및 수도 시스템은 폭증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었다. 기본 인프라 상황도 비참하다. 안타나나리보에서 200㎞ 떨어진 항구인 타마타베까지 물건을 옮기는 것은 프랑스로 물건을 운송하는 것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든다.

    안드리 라조엘리나 마다가스카르 대통령은 정권의 부패를 규탄하는 반정부 시위대의 요구에 부응하고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총리와 내각 전체를 해임했다. 그러나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심지어 과거 쿠데타에 참여했던 군 조직도 시위에 참여함으로써 라조엘리나 정부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세 번째 연임에 성공한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2009년 당시 대통령에 당선된 마크 라발로마나나에 반대하는 시위로 초래된 군부 쿠데타를 계기로 그의 첫 임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라조엘리나 대통령도 전임 대통령과 비슷한 운명을 향해 가고 있을까. 군부 지도자들이 젠Z의 편인지 아니면 대통령의 편인지에 따라 그의 운명이 걸려 있다.

    한국일보

    조원빈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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