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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러 잠수함 고장 나 떠오르자... 나토 “가까운 기계공 찾아 헤매” 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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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뤼테 나토 사무총장 “지중해에 남은 마지막 잠수함…러 해군 존재감 없어”

    네덜란드 정부 “연료 누수로 떠오른 뒤 예인되는 중”

    마르크 뤼테 나토(NATO) 사무총장은 13일 연료 누수로 인해 수면 위로 떠올라 북해에서 예인되고 있는 러시아의 디젤 잠수함을 “절름거리고(limping)” 있다며, “가장 가까운 곳의 기계공을 찾아 헤매고 있다”고 조롱했다.

    이에 앞서, 나토는 지난 9일 프랑스 해군 구축함이 영국 해협(English Channel)이 시작하는 프랑스 서부의 브르타뉴 지방 근처에서 수면으로 떠오른 러시아 잠수함을 추적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러시아 잠수함은 이후 흑해 함대 소속의 디젤 추진 공격형 잠수함인 ‘노보로시스크(Novorossiysk)’로 확인됐다. 2014년에 취역한 이 잠수함은 칼리브르(Kalibr) 순항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고, 승조원은 50명, 길이는 약 70m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 잠수함이 지난달 지브롤터 해협에서 연료 누수가 발생한 후 북해에서 예인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영국 해군이 10월7~9일 해협을 지나는 잠수함과 예인선을 감시했고, 이후에는 네덜란드 해군이 이를 북해에서 추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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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7월26일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 군항에서 진행된 러시아 해군의날 리허설에서 노보로시스크함 승조원들이 갑판 위에 도열해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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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뤼테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나토 행사에서 이 잠수함의 문제를 “러시아 해군의 비참한 상태를 상징하는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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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그는 지금 사실상 지중해에서 러시아 해군의 존재감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고장 난 잠수함 한 척만이 외롭게 순찰을 마치고 절름거리며 집으로 돌아가고 있을 뿐”이라며 “1984년 톰 클랜시의 소설 ‘붉은 10월을 찾아(The Hunt for Red October)’와는 정말 많이 달라졌다. 지금은 가장 가까운 기계공을 찾아 헤매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1990년 영화로도 개봉된 동명(同名)의 소설은 냉전 시절 소련의 최신형 핵추진 잠수함 ‘붉은 10월(Red October)’의 선장과 승조원들이 미국 망명에 나서고, 미ㆍ소 양국이 긴장 속에 이 잠수함을 추격하는 내용을 담았다.

    러시아군 정보 기밀을 폭로하는 군사 전문 텔레그램 채널(VChK-OGPU)은 지난 달 27일 “연료가 이 잠수함 선내로 새 폭발 위험이 있었고, 기술적인 문제로 수면으로 떠올라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 흑해함대는 노보로시스크함의 기술적 장애를 부인하며, 지중해 작전을 마치고 귀항하는 항로에서 국제 항행 규정에 맞춰 영국 해협에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러시아 잠수함은 영국 해협을 지날 때에 ‘무해(無害) 통항(innocent passage)’ 규정에 따라 수면으로 떠오르는 것은 일상적인 절차라고 한다. 분석가들은 이 잠수함이 지중해에서 정보 수집 임무를 수행했거나, 승조원이나 장비를 지브롤터 해협을 통해 운송했을 것으로 본다.

    이 잠수함이 아니더라도, 러시아 흑해 함대는 이미 우크라이나의 무인 해상 드론과 미사일 공격으로 40% 가량이 파괴되고 현재 우크라이나의 공격권 밖으로 크게 물러나 있다. 흑해 함대의 경우 기함인 모스크바함이 격침된 것을 비롯해, 24척 이상이 격침되거나 크게 파손됐다.

    또 러시아의 유일한 애드머럴 쿠즈네초프(Admiral Kuznetsov) 항모도 2017년부터 무르만스크 항구에 정박해 있으나, 재원 부족으로 수리 및 개조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러시아 일간지 이즈베스티야는 지난 7월 “이 항모 수리에 추가 자금을 투입할지 아니면 폐선 절차를 밟을지 결정할 때까지 작업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2017년 마이클 팰런 당시 영국 국방장관은 “쿠즈네초프가 영국 해협을 지날 때 검은 연기를 내뿜었다”며 “러시아의 ‘수치스러운 함선(ship of shame)”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 항모는 수리하는 데 약 600억 루블(약 1조5000억 원)이 필요한데 횡령 의혹이 일며 수 차례 개조ㆍ수리 일정이 지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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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의 유일한 항모인 애드머럴 쿠즈네초프가 2016년 연료를 태우면서 발생하는 검은 연기를 뿜으며 영국 해협을 지나고 있다./영국 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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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관련, 러시아 군부에선 “전통적인 형태의 항모는 이제 과거의 유물이 됐고 미래는 로봇과 무인 항공기”라는 주장과 “해군력이 해안에서 먼곳에서 작전을 수행하려면, 항공 지원은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맞선다고 한다. 쿠즈네초프 항모가 폐기되면,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에서 유일하게 항모가 없는 나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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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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