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가 2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APEC 전망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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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깜짝 회동’과 관련해 미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작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시드니 사일러 선임고문은 21일(현지시간) 팟캐스트 대담에서 ‘다시 보니 좋군요. 우리는 앞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라고 인사하는 수준이라면 둘의 만남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양측 모두 표현과 접근방식에 있어 충분한 재량권을 갖고 있어서 일회성 만남이라면 비핵화에 대한 입장 차는 극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도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에서는 ‘비핵화가 우리의 목표이자 정책’이라고 해놓곤 판문점에 가선 ‘북한(김정은)은 핵강국’이라고 말하는 것이 상상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면서 “요즘 미국이 처리해야 할 일들을 고려할 때 둘이 짧은 만남이라도 갖고 연락을 주고받는 게 큰 틀에서 보자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앤드루 여 한국석좌 역시 이날 이 연구소가 개최한 APEC 관련 언론 브리핑에서 “2019년 트윗 하나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이 성사된 것을 돌이켜볼 때 일말의 가능성은 있다”면서 “미군과 한국군 당국도 회담이 진행될 경우(를 대비해) 필요한 절차를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이 1박2일의 짧은 한국 일정 동안 모든 자원을 미·중 정상회담에 쏟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김 위원장과의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매우 낮다”고 내다봤다. 그는 무엇보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을 원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여 석좌는 “중국 쪽 소식통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김 위원장에게 ‘트럼프를 만날 기회가 있다면 고려해보라’고 권했다지만 김 위원장이 준비돼 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자신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자 하나 지금이 (트럼프를 만날) 적절한 타이밍인지는 아직 판단을 내리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판문점에서 만나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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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 정부의 역할과 관련해선 “이재명 대통령은 할 수 있다면 둘의 만남을 성사시키려 할 것”이라면서도 “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의미 있는 존재로 인식되려면 트럼프 대통령을 거치거나 미국이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 2018년 문재인 정부가 트럼프와 김정은을 연결해준 것과는 반대가 됐다”고 짚었다.
APEC을 앞두고 막바지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진 한·미 무역협상과 관련해 여 석좌는 “조 바이든 정권이 아니라 온전히 트럼프 정권의 성과로 내세울 수 있는 분야의 프로젝트를 앞세운다면 APEC에서 뭔가를 발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조선업이 그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그러면서 “최근 중국이 한화오션을 겨냥해 단행한 제재는 오히려 한·미(의 조선업 협력)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 분야에서 중국에 반격하고 싶어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 석좌는 또 “무역 협정보다 안보 문제에서 더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차 석좌도 “8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안보 측면에서 발표할 만한 좋은 것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분명 일부 합의에 이르렀다”며 무역협상 이슈에 밀려 “첫 정상회담에서 어떤 문서도 내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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