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오는 25일부터 병원뿐 아니라 의원과 약국에서도 병원 방문 없이 스마트폰으로 실손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제도 시행을 앞두고 대상 의료기관의 10곳 중 1곳만이 전산 시스템 연계를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실손24) 2단계 시행 준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열고, 연계 현황과 참여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실손24는 병원 창구를 직접 방문하거나 종이 서류를 제출하지 않고, 앱이나 누리집에서 진료비 영수증과 처방전 등을 보험사로 전송해 실손보험금을 간편하게 청구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이다.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는 2009년께 처음 추진된 이후 의료계 반발과 개인정보 유출 논란 등으로 10년 넘게 표류하다가, 2023년 보험업법 개정을 통해 제도적 근거를 마련했다. 다만 의료기관의 참여를 강제하지 않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설계돼 처벌 조항은 포함되지 않아 강제성이 없는 ‘권고형 제도’로 운영된다.
지난해 10월 병원급 의료기관과 보건소를 대상으로 1단계 사업이 시행됐고, 이번에 의원과 약국까지 포함하는 2단계로 확대된다. 그러나 지난 21일 기준 실손24에 연계를 마친 의료기관은 전체 10만4541곳 중 1만920곳(10.4%)에 그쳤다. 병원·요양기관의 연계율은 54.8%로 절반을 넘겼지만, 2단계 새로 참여 대상이 된 의원·약국은 9만6719곳 가운데 6.9%(6630곳)에 머물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의료계는 제도 도입 취지에 공감하고 있지만,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 업체들이 연계 개발을 미루면서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의무기록시스템은 병원의 환자 진료기록과 보험 청구를 관리하는 전산시스템으로, 해당 업체가 실손24 연계를 지원해야 청구 기능을 쓸 수 있다. 이를 의식한 듯 금융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전산 연계에 참여하지 않은 주요 전자의무기록 시스템 업체 목록을 공개했다.
이와 별도로 금융위는 의원·약국 단계의 참여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네이버, 토스 등 플랫폼과 실손24를 연계하기로 했다. 이르면 11월부터는 별도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플랫폼 내에서 보험금 청구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포인트 캐시백 혜택도 제공한다. 현재 실손24로 보험금을 청구하면 네이버페이 포인트 3천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는데, 이를 연계 플랫폼 전체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디지털 접근이 어려운 고령층을 위해 ‘제3자 청구’와 ‘나의 자녀청구’ 기능도 도입됐다. 성인 자녀가 부모를 대신해 보험금을 청구하거나, 부모가 미성년 자녀의 보험금을 대신 청구할 수 있다. 전담 콜센터(1811-3000)를 통해 상담원의 안내도 받을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의료기관과 전자의무기록 업체 참여를 독려하고 국민의 보험금 청구 편의성을 지속적으로 제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