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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與 "과유불급" 우려에... 'MBC 퇴장' 논란 최민희 "필요하면 계속 지적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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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與 원내지도부 "심각하게 보고 있다"
    언론계 "명백한 언론 독립 침해 행위"
    최민희 "답변 거부해 나가라고 한 것"


    한국일보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AI의 등장과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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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MBC 보도 개입’ 논란이 제기된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에 대한 유감 목소리가 나왔다. 최 위원장은 지난 20일 과방위 비공개 국정감사에서 자신의 발언이 포함된 보도를 문제 삼아 MBC 보도본부장을 퇴장시키면서 언론의 감시 기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 안팎의 우려에도 최 위원장은 "필요하다면 계속 지적할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23일 CBS 라디오에서 최 위원장 논란과 관련해 "적절한 유감 표명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최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정리에 공로가 있다"면서도 "아무리 화가 났더라도 정치인은 참아야 한다. 어떻게 됐든 국민이 옳지 않게 생각한다면 적당한 선에서 말씀하시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과유불급"이라고도 했다.

    논란이 된 최 위원장의 퇴장 지시는 20일 MBC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과방위 국감에서 발생했다. 최 위원장은 전날 MBC가 보도한 '고성·막말에 파행만… 막장 치닫는 국감' 관련 보도가 "사실관계를 생략한 자극적 편집"이라고 비판하며 박장호 MBC 보도본부장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박 본부장이 "개별 보도 사안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답하자, 국감장에서 퇴장시킨 것이다.

    같은 날 과방위 국감에서는 최 위원장 딸이 국감 기간에 국회에서 결혼식을 열고 모바일 청첩장에 카드 결제 기능까지 포함시킨 것와 관련해 야당 의원들로부터 집중적으로 지적을 받았다. 이에 최 위원장은 "양자역학을 공부하느라 딸 결혼식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고 해명하면서 빈축을 샀다.

    한국일보

    최민희(왼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언론개혁특위 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언론개혁특위 허위조작정보 근절안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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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 위원장을 향한 언론계의 반발과 사과 요구가 이어지자 민주당 지도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 지도부에서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조만간 김병기 원내대표의 의견 표명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문금주 원내대변인도 사견을 전제로 "박지원 의원이 말한 과유불급이라는 표현이 적절한 것 같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언론 자유를 침해하고 피감기관에 위력을 행사한 명백한 갑질 행위이자, 공영방송을 상대로 불리한 보도에 불만을 표하며 보도 책임자를 내쫓은 것은 명백히 언론 탄압"이라며 최 위원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최민희 "의원으로서 필요하다 판단해 지적한 것"


    반면 최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MBC) 보도에 언급된 내가 입장을 밝히고, 문제의식을 전달한 것이 대체 왜 부적절하다는 것이냐"며 "국감 업무보고 자리에 참석한 MBC 임원이 국회의원의 질의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평가'하며 답변을 완강하게 거부했기에 그 자리에 있을 필요가 없어 나가라고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으로서 필요하다고 판단한 문제 지적을 할 뿐"이라며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계속 지적할 것"이라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언론·방송 정책 소관 상임위원장인 최 위원장이 자신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문제 삼으며 '압박성' 조치를 한 것은 언론의 자유와 비판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한국기자협회는 성명을 내고 "명백히 언론의 독립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언론의 자유를 보호해야 할 국회 과방위원장이 보여준 행동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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