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참사 발생 골목에 작품 설치
예술감독 "한산한 낮에도 누군가는 희생자 지켰으면 하는 마음"
북디자이너 "애도·추모 더해 마냥 슬프지만은 않은 기록 되길"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22일 오후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협)이 운영하는 참사 기억·소통공간인 서울 종로구 소재 별들의집이 보이고 있다. 2025.10.22. ddingdong@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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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지금도 그 거리에는 금·토·일요일 밤이면 많은 사람이 각자의 시간을 즐겁게 보내고 있어요. 하지만 낮에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과연 이 공간에서 그 많은 사람이 희생됐을까 싶은 길이죠. 낮 시간대를 넘어 24시간 내내 누군가 옆에서 (희생자를) 지켜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마지막 빌보드를 이렇게 만들었어요."
10·29 이태원참사의 3주기를 엿새 앞둔 2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골목에는 11번째 빌보드가 설치됐다.
11번째 빌보드 작품에 참여한 권은비 예술감독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별들의집에서 '10·29 기억과 안전의 길' 작품집 발간 기자간담회·전시개막식에서 작품의 기획 의도를 이같이 밝혔다. 참사 뒤에도 매 순간 누군가가 희생자를 지켜줬으면 하는 마음이 권 감독의 작품을 녹아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권 감독은 "촬영을 3시간가량 했던 것 같은데 같이 참여했던 사람들은 그동안 부둥켜안고 울었다"며 "특히 두 남성이 서로를 껴안아 달라고 요청했을 때 아주 싫어했다. 하지만 촬영이 끝나고 참여한 사람들은 '참사 뒤로 이렇게 오랫동안 누군가가 안아준 때가 없었다. 위로받는 기분이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별들의집에 권은비 예술감독과 김민재 디자이너가 만든 10·29 이태원참사 11번째 빌보드 '포옹'의 인쇄본이 보이고 있다. 2025.10.23. ddingdong@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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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은 슬픔과 절망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각자의 의미를 모아서 언제든지 희생자와 진상규명을 위해 힘을 보태는 길이 됐으면 좋겠다는 큰 목표를 담기 위해 앞으로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책디자인에 참여한 정재완 북디자이너는 이번 참사와 관련된 작품을 디자인하면서 다시 떠올리기 괴로운 일을 예술의 형태로 표현하면서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려고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작업을 하면서도 이것을 기억하고 기록한다는 것이 제게 어떤 의미가 있는 걸지 스스로에게 계속 물어봤다"면서 "사람들이 이 책을 보면서 참사를 더 오랫동안 떠올리고 마음에 담아뒀으면 좋겠다. 애도와 추모 그리고 마냥 슬프지만은 않은 소중한 기록으로 다가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별들의집에서 '10·29 기억과 안전의 길' 작품집 발간 기자간담회·전시개막식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정재완 북디자이너, 권은비 예술감독,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상임활동가. 2025.10.23. ddingdong@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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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작품집 발간 기자간담회·전시개막식은 이태원참사 희생자 159명을 기리는 의미에서 오후 1시59분에 진행됐다.
이번에 발간하는 작품집은 빌보드 작품들을 아카이빙해 엮은 것으로 10·29 이태원참사 3주기인 이달 29일에 전국 서점 등에 정식 출시된다.
참사 3주기인 이달 29일 오전 10시29분에는 3주기 기억식이 개최되고 같은 날 오후 6시34분에는 경기 수원시에서 추모행사가 열린다. 오후 6시34분은 참사 당일 '압사 사고 위험이 있다'는 신고가 112에 처음 접수된 시간이다.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별들의집에 '우리에겐 아직 기억해야 할 이름들이 있습니다' 작품집이 보이고 있다. 작품집은 빌보드 작품들을 아카이빙해 엮은 것으로 10·29 이태원참사 3주기인 이달 29일에 전국 서점 등에 정식 출시된다. 2025.10.23. ddingdong@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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