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 개관 80주년 특별전 \'나의 꿈, 우리의 기록, 한국인의 책장\' 언론공개회에서 관계자들이 \'한류팬의 책장\'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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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주년인 올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도서관인 국립중앙도서관이 10월15일에 개관 80주년 기념식을 했다. 특별전시회로 ‘한국인의 책장’이 두달 동안 열린다. 그런데 이 도서관의 실제 역사는 올해로 100주년이다. 해방이 되자마자 국립도서관이 문을 열기는 어렵다. 이미 20년 전인 1925년에 개관한 조선총독부도서관이 그 전신이다. 어떻든 오늘날 국립중앙도서관은 약 1500만권의 장서와 약 2000만건의 온라인 자료를 갖추고, 연간 방문자 수가 약 130만명을 헤아리면서 세계적인 도서관의 반열에 다가서는 중이다.
그럼 국립중앙도서관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떤 이는 서울 반포동의 국립중앙도서관 건물이 개관한 1988년에 설치된 ‘국민 독서교육의 전당’이라는 전두환의 친필 휘호석부터 치우라고 하는데(백창민, ‘이토록 역사적인 도서관’), 올해 국가기록원 심의로 철거될 가능성이 높다. 사서와 도서관들은 국립중앙도서관에 대해 ‘도서관을 위한 도서관’이 되어달라는 요구가 높다. 도서관을 둘러싼 제반 현안들에 대해 정책도서관으로서 ‘중앙’에서 도서관 현장의 고민을 해결하는 데 앞장서 달라는 주문이다.
기념식 축사에서 국가도서관위원회 윤희윤 위원장은 국립중앙도서관 80주년의 의미를 물으며 ‘국가 장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위치한 반포동이나 서초구만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위한 도서관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핵심 장서의 생산자인 저자와 출판계, 그리고 이용자인 국민의 이용률과 만족도를 높이는 일이 앞으로의 과제라 하겠다.
무엇보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전국 도서관들의 가장 큰 약점이자 이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인 신간 장서 확충을 위한 법제도 기반 조성 및 관종별 도서관의 도서 구입 예산 확보에 앞장서기를 바란다. 다양한 새 책을 폭넓게 구비하여 장서의 최신성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최고의 도서관 서비스인데, 현실을 보면 여러 이유들로 도서 구입량이 줄어들면서 도서관 서비스가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대출권 도입에도 국립중앙도서관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도서관의 공익적 서비스에 의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저작자와 출판사의 손실을 최소한으로나마 보전해 주자는 것이 공공대출권 제도이고, 이미 오래전부터 대다수 유럽 국가가 도입했다. 국내에서는 저작자와 출판계의 도입 주장이 강한 데 비해 정부와 도서관계는 실행 방식의 어려움과 효과성, 예산 문제 등을 들며 신중한 입장이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시범 사업을 통해 시행 방법을 검증한 후 보상 예산 확보, 시행 범위의 전국 확대, 저작권법 개정을 동시에 추진해야 할 것이다.
다음은 ‘케이북(K-Book) 컬렉션’ 사업이다. 케이 컬처로 불리는 한국문화 열풍이 거센 가운데, 외국어로 출간되는 한국책 번역서도 증가세다. 문학 분야는 해외 발행 번역서를 한국문학번역원에서 수집해 번역전문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으나, 다른 출판 분야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한국어에서 출발한 책이 세계 다국어로 출판된 것을 망라하여 수집·보존하고 이용하도록 하면 그 자체로 명물 컬렉션이 될 것이다. 해외 번역서 데이터의 축적에 의한 출판산업에서의 활용과 도서관 이용자 증가도 기대된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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