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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7 (수)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주치의 있는 당뇨병 환자, 의료비 절반 수준으로 낮았다 [건강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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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전담 주치의를 두고 꾸준히 진료를 받는 당뇨병 환자일수록 의료비 부담이 낮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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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담 주치의를 두고 꾸준히 진료를 받는 당뇨병 환자일수록 의료비 부담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시기, 진료가 끊긴 당뇨병 환자들의 의료비는 50% 넘게 급증했지만, 주치의를 두고 꾸준히 진료를 받은 환자들은 4% 남짓 증가에 그쳤다. ‘나만의 주치의’를 둔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의료비를 평균 13% 낮출 수 있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이재호·신현영 교수 연구팀은 ‘상용치료원(Usual Source of Care, USC)’ 개념에 주목했다. 이는 환자가 아프거나 건강 상담이 필요할 때 정기적으로 찾아가는 ‘의사’나 ‘의료기관’을 뜻한다. 연구팀은 한국의료패널에 등록된 당뇨병 환자 6,144명의 2019~2022년 데이터를 분석해, ▲의사·의료기관 모두 없는 경우 ▲의료기관만 있는 경우 ▲의사와 의료기관 모두 정해둔 경우로 구분했다. 마지막 유형은 환자가 평가한 진료의 ‘포괄성’과 ‘조정성’에 따라 ‘고품질’과 ‘저품질’로 세분했다.



    그 결과, 의사와 의료기관 모두 정해둔 환자 비율은 2019년 58.5%에서 2022년 66.1%로 늘었다. 반면 아무 상용치료원도 없는 환자는 같은 기간 15.1%에서 10.9%로 줄었다. 코로나19 초기 일시적으로 주치의 관계가 끊긴 환자가 늘었지만, 이후 회복세를 보이며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양상을 보였다.



    코로나19 시기 의료비 변화에서도 차이는 뚜렷했다. 의사와 의료기관이 모두 없는 환자는 의료비가 55.4% 급증했고, 의료기관만 정해둔 경우도 35.6% 늘었다. 반면 주치의와 의료기관을 모두 정해둔 환자는 의료비가 3.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주치의를 통한 지속적 관리가 팬데믹 상황에서도 의료비 상승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는 분석이다.



    환자 특성과 질병 중증도 등을 보정한 정밀 분석에서도, 고품질 주치의를 둔 환자는 상용치료원이 없는 환자보다 의료비가 평균 13.1% 낮았다. 연구팀은 “단순히 ‘단골 병원’을 정해두는 것보다, 특정 의사와의 신뢰 기반 관계를 유지하며 포괄적인 진료를 받는 것이 더 큰 비용 절감 효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재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주치의 제도가 단순한 진료 편의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나에게 맞는 주치의를 둔 당뇨병 환자는 치료 경과가 좋을 뿐 아니라, 의료비를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정책적 근거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신현영 교수는 “정부가 추진 중인 주치의 시범사업이 환자 중심의 포괄적 건강관리 체계로 설계된다면, 초고령화 시대의 ‘건강한 노화’를 실현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BMC 헬스 서비스 리서치(BMC Health Services Research)’ 10월호에 게재됐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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