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기관의 진상 규명 필요”
‘관봉권 띠지 분실’은 서울남부지검이 지난해 12월 ‘건진 법사’ 전성배씨의 자택을 압수 수색하면서 발견한 현금 다발 1억6500만원 중 5000만원에 둘러져 있던 한국은행 관봉권 띠지와 스티커를 잃어버린 사건이다. 띠지와 스티커에는 현금 검수 일자 등이 기록돼 있었는데, 담당 수사관이 이를 실수로 폐기한 사실이 알려지자 “증거를 인멸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감찰에 나선 대검 감찰부는 지난 8월 남부지검을 압수 수색하고 수사관 등을 조사했지만 “검찰 지휘부가 고의로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법무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퇴직금 수사 외압’ 의혹은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가 인천지검 부천지청장이던 지난 4월,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수사한 문지석 검사(현 광주지검 부장검사)에게 무혐의 처분을 강요했다는 의혹이다. 엄 검사는 과거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 사건’ 수사에 참여했었다.
법무부의 이번 결정에는 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관봉권 의혹과 관련해 “상설 특검을 비롯해 어떤 대안이 있는지 검토해 보라”고 정성호 법무장관에게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 23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사정기관 공직자들이 불법을 덮거나 없는 사건을 조작하고 만들어 국가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 철저히 진상을 밝히고 단죄해야 한다”고 해, 엄 검사를 겨냥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정 장관은 이날 퇴근길에 “대검에 강력한 감찰을 지시했지만 두 의혹 모두 당사자가 검사이기 때문에 ‘제 식구 감싸기’라는 의심을 거두기 어려울 것 같아, 제3자인 상설 특검이 다시 엄중히 들여다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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