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상공에서 이스라엘군의 조명탄이 떨어지고 있다. A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며 2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전역을 폭격해 최소 90명이 사망했다. 하마스가 이에 반발해 이스라엘 인질 시신의 인도를 연기하겠다고 밝히면서 가자지구 휴전 협정의 지속 여부가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휴전 중에도 무력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고 시사하면서 “어떤 것도 휴전을 위태롭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후 이스라엘은 “휴전 재개”를 선언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날 “가자지구에 대한 즉각적이고 강력한 공격을 단행할 것을 군에 지시했다”고 밝힌 후 이스라엘 전투기가 가자지구 전역을 공습했다. 29일 새벽까지 이어진 공습으로 가자지구 주민 최소 90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의료진이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가자 남부 라파에서 로켓추진 수류탄을 발사하고 총격을 가해 이스라엘 병사 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하마스가 이스라엘 군인을 공격한 것은 명백히 레드라인을 넘은 것으로, 하마스는 병사들을 공격하고 인질 시신 반환 합의를 위반한 것에 대해 몇 배의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2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대원들이 남부 가자지구 칸유니스의 하마드 시티에서 인질의 시신을 찾기 위한 수색 중 터널에서 수습한 것으로 보이는 시신이 든 가방을 운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스라엘은 또 하마스가 인질 유해 발굴 과정을 조작했다며 무인기(드론)로 촬영된 14분가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남성 3명이 시신 운반용 가방을 가져와 구덩이에 넣고 흙으로 덮은 뒤 이를 다시 굴착기로 파헤쳐 국제적십자위원회에 인도하는 모습이 담겼다. 적십자는 “직원들은 유해 발굴 이전의 상황을 알지 못했다”며 “시신 발굴이 조작된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전날 밤 인도한 이 시신이 가자지구에 남아있는 인질 시신 13구 중 하나가 아니라 2023년 10월7일 하마스에 납치돼 그해 12월 가자지구에서 발견된 오피르 차르파티의 시신 중 일부라고 밝혔다. 차르파티의 시신은 전쟁 기간 2차례에 걸쳐 이스라엘에 송환된 바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이스라엘 극우 정치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과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하마스가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며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쟁 재개를 촉구했다.
이날 이스라엘의 대대적 공습으로 가자지구 휴전 협정은 다시 한번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19일에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 주민 45명이 사망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휴전협정이 파기될 위기에 처하자 미국은 서둘러 “휴전 유지”를 강조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일본에서 한국으로 오는 전용기 안에서 “휴전이 위태로워질 이유는 전혀 없다”며 “저들이 이스라엘 군인 한 명을 죽여서 이스라엘이 반격했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반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하마스는 중동 평화에서 매우 작은 일부분일 뿐”이라며 “우리가 해야 한다면 하마스를 아주 쉽게 제거할 수 있다. 하마스는 끝장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J D 밴스 미 부통령도 미국 의회에서 “휴전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사소한 충돌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가자지구 공습 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이스라엘은 “휴전을 다시 이행하기 시작했다”며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테러리스트 30명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라파에서 이스라엘군을 공격한 무장세력과 자신들은 관계없다며 선을 그었다. 또 이스라엘이 공개한 시신 발굴 영상에 대해 “이스라엘이 휴전협정을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새로운 공격을 하기 위해 거짓 구실을 조작하려 한다”고 반박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공습에 반발해 시신 인도 절차를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가자지구에 남은 인질 시신 28구 가운데 15구의 시신이 반환된 상태다.
☞ “하마스가 위반” 가자 때린 이스라엘, 수십 차례 공습 후 “휴전을 재개한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0202042015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