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픽 시리즈로 2023년 3월부터 출간한 첫 10종(오른쪽)과 ‘시즌 2’를 마무리하며 최근 발간한 98~100번째 작품의 내지. 위즈덤하우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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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시리즈를 표방하며 2023년 3월 시작된 위픽 시리즈(위즈덤하우스)가 이달 장도를 마쳤다. 50종씩 시즌 1·2에 걸쳤고, 이미상 작가의 ‘셀붕이의 도’로 100번째 대미를 장식했다. 햇수로 3년치 100편의 단편 소설은 국내 문학의 경향을 드러낸다.
형식과 내용에 있어 에스에프(SF)·판타지·미스터리로 표명될 작품만 50호까지 절반을 넘을 만큼 대세적이다 81~100호(올 2월부터 출간)에선 2종(판타지)으로 줄었다. 지은이 전체 100명 가운데 아홉(라디오 피디 정혜윤, 변호사 김원영 등)이 처음 소설을 발표했고, 시로 먼저 등단한 시인이 다섯(이소호, 김현, 문보영, 이장욱, 임솔아)이다.
현재 13쇄까지 찍은 1호 ‘파쇄’(구병모)에 이어, 49호 ‘오로라’(최진영), 12호 ‘만조를 기다리며’(조예은) 순으로 많이 판매되었다. 1만3000원짜리 단편 1권의 가성비 중력을 무력화한 작품들.
중장기 기획·섭외 기간을 밟아야 했던 위픽 시리즈에 원고를 계약했다 여러 사정으로 파기한 이가 여덟. 대신 먼저 원고를 투고한 이도 있다. 권김현영 여성학자가 대표적이다. 2024년 중반, 정지돈 작가의 소설 두 종에 과거 교제했던 김현지씨가 제 이름과 개인사 등이 무단 인용되었다고 문제 제기하자 작중 주인공 이름은 ‘권김현영’에서 착안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한 권김 작가 자신의 비판적 입장을 소설 형식으로 밝힌 셈. 김현지씨와의 인터뷰도 삽입했다. 앞서 정 작가도 위픽의 저자(‘현대적이라고 말할 수 없는 죽음들’, 33번째)로 참여했다. 위픽 김소연 팀장은 한겨레에 “이게 위픽의 스펙트럼”이라며 “시즌 3을 시작하면 계약했지만 쓰지 못한 작가들께 다시 한번 문을 두드려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의 저자로 이달 16일 유명을 달리한 백세희 작가(향년 35)의 유작도 위픽에 있다. 올 6월 펴낸 그의 첫 소설 ‘바르셀로나의 유서’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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