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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7 (수)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볶음김치에 반한 UAE 대표단… 레시피 묻고 대량 진공 포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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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호텔리어, 노하우 전수도

    조선일보

    아랍에미리트 대표단의 입맛을 사로잡은 볶음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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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폐막한 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특별 초청국으로 참가한 아랍에미리트(UAE) 왕실과 대표단이 한식 중 볶음김치를 선호했던 것으로 3일 알려졌다.

    경주 APEC 회원국은 아니지만 게스트로 참가한 아랍에미리트(UAE) 칼리드 아부다비 왕세자는 부산 아난티 코브에 투숙했다. 왕세자가 묵은 프레지덴셜 스위트(PRS)는 1540㎡ 크기로, 국내 최대 규모 객실이라고 한다. 아난티는 UAE 외에도 4국에서 정상 숙소 후보지로 검토해 행사 직전까지 호텔 측과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난티는 UAE와 여러 날에 걸쳐 밤샘 협의를 하며 할랄 기준 체크, 각종 위생 검사 등 아홉 번의 시뮬레이션과 열 번의 시설 점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에 투숙한 UAE 왕실과 대표단은 호텔 한식 메뉴 중 볶음김치를 특히 좋아했다고 호텔 관계자는 전했다.

    UAE 대표단에서 볶음김치를 본국에 가져가겠다고 요청해 호텔 측에서 대량 진공 포장해 선물로 줬다. 호텔 한 관계자는 “대표단 측에서 ‘어떤 비밀 재료가 들어가냐’고 농담으로 물었는데 담당 직원이 ‘정성(a lot of heart)’이라고 대답해 대표단 측에서 흡족해했다”며 “직원 모두가 정상 외교에 기여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아난티 외에도 필리핀 대표단은 시그니엘 부산에, 브루나이 대표단은 파크하얏트 부산 호텔 등 부산 지역에 머물렀다. 다른 호텔 관계자는 “객실 온도, 욕실 수온과 수압을 특정한 수치에 맞춰 달라는 요구가 많았다”면서 “상당수 대표단이 본국에서 정상 전용 식기나 침대 등 가구, 전용 가전제품을 공수해 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이번 경주 APEC 기간 부산 지역 호텔이 부족한 숙박난을 보충하는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난티 관계자는 “경주·부산 행사에 투입한 인력이 600명인데, 이 중 80%가 부·울·경 인력으로 구성됐다”면서 “경주 APEC 서밋 지원 관련 인력, 식자재, 식기, 장비 등을 계속해서 부산에서 공수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부산 호텔리어들이 2005년 APEC 정상회의 개최지, 2019년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개최지로서의 노하우를 경주 측에 알려주는 사례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부산=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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