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달러당 1450원 터치
원화값 7개월 만에 최저치
“곧 1500원 현실화” 전망도
한은 “연기금 韓투자 늘려야”
원화값 7개월 만에 최저치
“곧 1500원 현실화” 전망도
한은 “연기금 韓투자 늘려야”
코스피가 급락한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117.32포인트(2.85%) 내린 4,004.42에, 코스닥지수는 24.68포인트(2.66%) 하락한 901.89에 장을 마감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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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대거 매도하면서 달러당 원화값도 요동쳤다. 3500억달러에 달하는 대미투자펀드에 대한 부담 등을 고려할 때 전문가들은 향후 달러당 원화값이 1500원 선으로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오후 종가 기준 전 거래일보다 11.5원 하락한 1449.4원에 오후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전일 정규장 마감가 대비 5.6원 내린 1443.0원으로 출발한 후 하락폭을 계속 키웠다. 오전 10시 27분께는 1449.5원까지 떨어지며 장중 기준으로 지난 4월 11일(1457.2원) 이후 약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후 횡보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1450선을 넘어서지는 않았다.
이날 원화값 급락은 증시 충격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 “위험 회피 심리가 크게 확대되는 과정에서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탈출이 이어지면서 환전 수요가 많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인공지능(AI) 기술주 고평가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는 한 쉽게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변수가 상존하고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한미 합의 자체는 단기적으론 호재가 맞지만, 장기적으론 원화 약세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연간 투자한도를 설정해 외환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는 했지만 대미투자액만큼 국내 투자 공백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 관련 인물들의 연이은 매파적 발언도 강달러를 부추겨 원화값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들어 원화와 더욱 동조화 현상이 강해진 엔화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집권 이후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시그널이 약해지면서 약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도 악재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경제 규모 대비 순대외자산(NFA·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 비율이 균형 수준보다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순대외자산 증가는 대외 건전성 측면에선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원화 약세 압력이 그만큼 커질 가능성도 있다. 순대외자산의 증가는 서학개미 등 해외 투자가 빠르게 늘어난 게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한국은행이 공개한 ‘순대외자산 안정화 가능성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순대외자산은 2014년 3분기 플러스(+)로 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1조달러를 돌파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대외자산 비율도 지난해 12월 말 기준 58.8%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다만 올해 6월 기준 이 비율은 55.7%로 다소 낮아졌다.
한은은 국민소득, 인구구조 등 펀더멘털(기초) 지표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균형 (GDP 대비) NFA 비율을 산출했는데, 2015년에 -3%였던 것이 2023년 30%로 대폭 올랐다. 그러나 실제 NFA 비율은 2023년(47%)이나 현재에도 이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희은 한은 해외투자분석팀 과장은 “우리나라의 NFA 비율은 일본, 노르웨이 등 전통적 순대외채권국보다 낮지만, 대표적 순대외채무국인 미국 등과 비교해 높은 편”이라며 “인구 고령화 등에 따른 국내 자산 수익률 저하, 연기금 등의 대규모 해외 투자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우리나라 NFA가 당분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무역 불균형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 연기금 해외 투자, 국내 투자 수익률 저하 등의 요인이 단기적으로 해소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과장은 “NFA 증가는 대외 건전성 강화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자본의 해외 유출에 따른 국내 자본시장 투자 기반 약화, 달러 수요 증가에 따른 원화 약세 압력, 글로벌 위험 노출 확대, 무역 불균형에 따른 통상 압력 등 부정적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투자 여건을 개선하고, 연기금의 국내 투자 활성화 등을 통해 과도한 해외 투자 치우침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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