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 콘스탄틴이 2024년 2월 1일 유고슬라비아 베오그라드에서 AFP와 인터뷰 중 자신의 여권을 보여주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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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러시아인의 유럽 내 자유로운 이동을 제한하기 위해 복수 입국 비자를 발급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AFP통신은 EU 집행위원회가 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지금부터 러시아 국민은 복수 입국 비자를 더 이상 받을 수 없다”며 “EU로 이동할 때마다 새로운 비자를 신청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EU는 이 같은 조치가 공공 정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면서 반체제 인사와 독립매체의 언론인, 인권 관련 인사 등의 경우는 제한적인 예외가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전쟁을 시작해놓고 유럽에서 자유롭게 이동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EU 여행은 당연한 것이 아닌 특권”이라는 글을 올렸다.
EU는 2022년 말 러시아와 기존에 맺었던 비자 간소화 협정을 중단하고, 비자 발급 비용을 올리는 등 러시아인에 대한 비자 발급 절차를 좀 더 까다롭게 바꾼 바 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탓에 러시아의 위협을 더 크게 체감하는 발트 국가들은 러시아인의 입국 자체를 금지하거나 엄격한 제한을 두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유럽 내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한 솅겐 비자를 받은 러시아인은 50만명에 달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인 2019년의 400만명보다는 줄어든 숫자지만 여전히 많은 러시아인이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유럽을 활보했다. 특히 친러시아 국가인 헝가리와 관광업이 발달한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은 여전히 러시아 국민에게 비자를 많이 발급해주고 있다.
1985년 룩셈부르크 솅겐에서 체결된 솅겐 조약에 가입된 나라 국민들은 국경을 통과할 때 여권 검사와 같은 절차를 면제받는다. 이 조약에 가입한 29개국 국민은 조약 가입국 내에서 자유로운 인적·물적 이동을 보장 받고 있다.
EU의 이번 비자 제한 조치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4년을 채워 가고 있지만 러시아가 전쟁을 중단하려는 기색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최근에는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를 비롯해 유럽 곳곳에서 정체불명의 드론이 출몰하는 등 러시아가 배후로 의심되는 ‘하이브리드전’에 대한 우려가 부쩍 커졌다는 점도 이번 조치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7일에도 미심쩍은 드론의 출몰로 유럽 내 최대 화물 공항 중 하나로 꼽히는 벨기에 동부 리에주 공항의 운항이 일시 중단됐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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