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이후 총 119명…돌 맞아 죽기도
대통령까지 성추행당하자 여성부 나서
범죄 신고 활성화 추진하고 성폭력 교육
대통령까지 성추행당하자 여성부 나서
범죄 신고 활성화 추진하고 성폭력 교육
5일(현지시간) 멕시코 미초아칸주 의회에서 총격으로 사망한 카를로스 만소 시장을 미망인 그레시아 키로스(가운데) 등이 기리고 있다. [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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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멕시코에서 시장이 평균 2개월 반마다 1명씩 살해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가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범죄 조직때문에 공무원 암살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또, 최근 대통령이 시민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건과 관련해 멕시코 정부는 범죄 신고를 활성화하고, 처벌을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6일(현지시간) 멕시코 현지 매체 엘우니베르살은 2000년대 들어 현직 시장과 시장 당선인 119명이 피살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5년 동안 두 달 반마다 1명씩 숨진 것으로 가장 흔한 범행 사례는 매복 후 총격이라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또, 질식사, 납치, 교살, 타박상, 참수 등을 통해 숨졌으며, 심지어 돌에 맞아 죽은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은 시장이 운전사와 경호원, 가족 혹은 배우자와 함께 살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별로는 오악사카(와하까) 24명, 미초아칸 20명, 베라크루스 13명, 게레로 12명 등으로 집계됐다.
예를 들어, 산루이스포토시주 시장은 작년 12월 비서와 경호원 2명과 함께 살해당했다. 코아우일라주 후아레스 시장 2018년 납치된 후 6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대통령 집권 별로 나눴을 때 가장 치명적인 시기는 멕시코에선 ‘마약과의 전쟁’이 한창 진행됐을 때였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전 정부 때인 2012∼2018년엔 총 42명이 숨져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펠리페 칼데론 전 정부인 2006∼2012년 때엔 37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또, 엘우니베르살은 공공데이터 자료를 인용해 2018년부터 현재까지 멕시코 시장 85명이 암살 시도, 위협, 납치 등의 피해자가 됐다고 전했다.
최근엔 카르텔 폭력에 강경 대응을 천명해 온 미초아칸주 우루아판의 카를로스 만소 시장이 피격으로 숨지면서, 온건한 치안 정책을 펼치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정부를 성토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만소 시장은 최근 수개월 동안 농민을 갈취하는 카르텔 집단을 규탄하며 연방 정부 차원의 지원을 촉구해왔다.
우루아판 새 행정 책임자로는 만소 시장 미망인인 그레시아 키로스 우루아판 가족개발재단(DIF) 명예 대표가 임명됐다. 미초아칸 주의원 만장일치로 시장직을 이어받게 된 키로스는 전날 미초아칸 주의회 청사에서 시장 취임 선서를 한 뒤 “제 남편의 유산은, 그의 목소리가 강제로 침묵 당했더라도 계속될 것”이라며 “카르텔 강경 대응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6일(현지시간) 멕시코 국립궁전에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왼쪽부터)과 시틀라리 에르난데스 여성부 장관이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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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선 치안 문제뿐만 아니라 남성 중심의 문화로 여성의 사회적 보장이 더딘 점도 문제다. 멕시코 정부는 최근 발생한 셰인바움 대통령의 성추행 피해 사건 이후 성폭력 신고를 활성화하기 위한 캠페인을 전개하기로 했다. 멕시코 헌정사 처음으로 여성 국가수반에 오른 셰인바움 대통령은 지난 4일 멕시코시티 시내를 도보 이동 중 한 남성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봤다.
시틀라이 에르난데스 멕시코 여성부 장관은 이날 대통령 주재 일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추행을 포함한 성폭력이 무엇인지 여성들에게 알리고 더 효과적으로 신고할 수 있게 하는 전국 단위 홍보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르난데스 장관은 “여러분(여성)은 혼자가 아니며, 오늘날 여러분을 돌보는 대통령이 있고 이를 위해 매일 노력하는 부서가 있다는 것을 알아 달라”면서 “남성과 여성이 서로를 존중하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공존할 수 있는 문화적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 정부는 주별로 다른 성폭력 관련 가중처벌 규정에 대해 자세히 살펴 중범죄로 엄히 다룰 수 있을지에 대한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 공공장소, 직장, 학교, 대중교통 등에서 주로 남성을 대상으로 인식 개선 캠페인을 실시해 문화적 변화를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멕시코에서는 도심 지하철에 여성 전용 공간을 따로 마련해야 할 정도로 과거 공공 장소에서의 성희롱이 만연했다. 유엔에 따르면 멕시코 15세 이상 여성 청소년과 성인의 약 70%가 적어도 한 번 이상의 성희롱을 경험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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