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134명 극단적 선택
PTSD·우울증·수면 장애 등 고통
공무상 질병 신청 25% 승인 불가
李대통령 “걸맞은 예우 다하겠다”
지난 2022년 10월 30일 이태원 참사 현장에 도착한 119 구급차 모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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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소방청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방공무원은 134명에 달한다. 올해 들어서만 이태원 참사 당시 출동했던 소방관 2명을 포함해 7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재난현장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며 겪는 정신적 충격과 트라우마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소방청이 지난해 실시한 소방공무원 마음건강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6만1087명 가운데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는 소방관은 4375명(7.2%), 자살 위험군은 3141명(5.2%), 우울증 환자는 3937명(6.5%), 수면 장애는 1만6921명(27.9%)에 달했다. 전체의 절반(46.8%) 가까이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소방관 4명 중 1명은 국가로부터 ‘공무상 질병’을 인정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인사혁신처 등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트라우마, 우울증, PTSD 등 ‘정신질환’으로 공무상 질병 요양을 청구한 122건 중 31건(25.4%)이 승인받지 못했다. 당국은 업무와 질병 간 연관성이 낮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그러나 공무상 요양을 신청할 때 업무 연관성을 본인이 직접 입증해야 하는 구조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이 때문에 소방관이 정신적 고통을 스스로 감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재명 대통령.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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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제63주년 소방의날’인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여러분(소방관)이 국민을 지킬 때 국가는 여러분을 지키겠다”며 “보다 나은 근무환경을 조성하고 합리적 지원과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며 생명과 건강을 지킬 제도적 토대를 견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도 소방공무원들의 심리치유 지원 강화 정책과 처우 개선을 약속했다.
김세희·박지원·배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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