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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정체불명 ‘드론 출몰’ 벨기에···영·독, 대응인력·장비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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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지난 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자벤템 국제공항에서 ‘드론 금지 구역’ 표지판이 붙은 구역 근처 활주로에 비행기가 착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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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이 최근 정체불명 무인기(드론)가 잇따라 출몰한 벨기에에 군사 전문가와 장비를 파견하기로 했다. 러시아가 핵무기와 드론 전력을 과시하며 유럽 전역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독일과 프랑스도 벨기에 지원에 나섰다.

    리처드 나이튼 영국 공군참모총장은 9일(현지시간) BBC에 “벨기에 측 지원 요청에 따라 우리 인력과 장비를 벨기에로 보내 그들을 돕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군 인력과 장비가 벨기에로 이미 향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영국왕실공군(RAF) 제2부대방호전대 소속 군인들이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고 BBC는 전했다.

    나이튼 총장은 “우리도, 벨기에도 (최근 목격된) 드론의 배후가 누군지 아직 모른다”면서도 러시아가 최근 몇 년 사이 ‘하이브리드 전쟁’ 형식에 연루돼왔다는 점을 언급하며 러시아가 배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하이브리드 전쟁은 기존 재래식 무기 공격을 벗어나 드론과 해킹, 인프라 파괴, 심리전 등 다양한 수단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도발이다.

    최근 몇 주간 벨기에에서는 공군기지를 비롯한 군사시설 상공, 브뤼셀 관문인 자벤템 국제공항 등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드론이 잇달아 포착됐다. 드론 추격에 나서고 공항을 일시 폐쇄하는 등 혼란을 겪은 벨기에 정부는 러시아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테오 프랑켄 벨기에 국방장관은 전날 SNS 엑스에 “(출몰한 드론은) 아마추어 소행이 아니었다”며 “러시아는 분명히 유력한 용의자”라고 밝혔다.

    벨기에는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본부가 있는 ‘유럽의 심장’이자 요충지로 꼽힌다. 러시아 동결자산 수십억 유로가 묶여있는 중앙예탁기관 유로 클리어도 벨기에에 있다. EU는 이 자산을 우크라이나에 무이자로 빌려주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최근 드론 출몰 사태는 벨기에가 EU 계획에 동참하지 못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지난 7일 “(드론 출몰 사태는) 벨기에 내 불안감을 퍼뜨리고, 공포심을 조장하려는 조치다. ‘동결된 자산에 감히 손대지 말라’는 것 말고 다른 뜻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국뿐 아니라 독일과 프랑스 정부도 벨기에 요청에 따라 군 전문가를 파견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러시아는 최근 벨기에 상공에 나타난 드론들이 자신들과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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