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6 (토)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한은 “집값 상승기대, ‘합리적’ 영역 벗어나···기대 꺾을 대책 일관적 추진 필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제상황과 무관하게 ‘무조건 오른다’ 심리

    금리 낮춰도 경기 진작보다 집값 상승 효과 ↑

    경향신문

    지난 10월 15일 서울 도심. 문재원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란 과도한 기대가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내리면 성장 제고 효과는 떨어지고 집값만 오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윤진운 한국은행 경제모형실 조사역과 이정혁 금융통화위원회실 조사역은 1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은이 주택가격전망 CSI(소비자동향지수) 자료를 이용해 국내 주택시장 참가자들의 기대 형성 방식을 검증한 결과, 참가자들은 ‘합리적 기대’에서 벗어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주택가격이 상승 국면에서 하락 국면으로 바뀌는 시기에도 경제 주체들은 향후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를 상당 기간 유지한다는 것이다.

    한은은 합리적 기대 가설이 주택가격 변동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고 보고 ‘진단적 기대’를 반영한 새 모형을 구축해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분석했다. 진단적 기대는 경제 주체들이 주택가격 상승과 관련한 과거 또는 최근의 뉴스나 기억을 선택적으로 회상해 경제여건 변화와 무관하게 미래에도 집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는 현상을 뜻한다.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모형 분석 결과, 기준금리 인하 시 집값 상승 기대가 과도하게 형성돼 집값 상승폭이 커지는 반면 성장 제고 효과는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진단적 기대를 가정할 경우 합리적 기대에 비해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뒤 8분기(2년)가 지난 시점에 집값은 약 56% 더 상승하고, 국내총생산(GDP)·투자·소비 등은 8~10% 정도 더 낮게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진단적 기대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경제 주체들이 과도한 주택가격 상승 기대를 갖지 않도록 주택시장 관련 대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경기 부진에 대응한 통화정책 완화 시에는 거시건전성 정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했다.

    한은이 ‘유동성을 늘려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역할은 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최근 주택가격전망 CSI도 높은 수준인 만큼 한은이 오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이번 금통위는 연내 기준금리를 정하는 마지막 회의다.

    한은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달 주택가격전망 CSI는 122로 전월보다 10포인트 상승했다. 2021년 10월(125) 이후 4년 만에 최고치이며 상승폭도 2022년 4월(10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주택가격전망지수가 100보다 크면 1년 뒤 집값 상승을 예상한 가구가 감소를 예상한 가구보다 많다는 뜻이다. 지난달 주택가격전망 CSI는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전 응답이 상당수 반영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높은 수준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0·15 부동산 규제 효과를 보면서 ‘그래도 한 차례는 기준금리를 인하하겠지’라는 시장의 기대는 모두 소멸한 단계”라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