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 혐의 정치브로커 법정 증언
“검사 시절부터 결혼-진로 등 상의
尹당선후 큰절 다투다 사이 멀어져”
김건희 여사와 친분을 이용해 각종 청탁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건진법사 전성배 씨. 2025.8.21.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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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사 시절부터 결혼과 진로 등 대소사를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상의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전 씨가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정신적으로 이끌어주면서 대통령 출마도 권했다는 내용이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 심리로 열린 전 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사건 재판에선 ‘정치 브로커’ 김모 씨가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윤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대 대선 전후로 전 씨에게 공직과 금융권 등 인사를 청탁한 인물이다. 특검이 인사 청탁을 전 씨에게 한 이유를 묻자 김 씨는 “전 씨가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가 정신적으로 대통령 부부를 이끌어 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윤 전 대통령이 대구고검으로 좌천됐을 때 사표를 낸다고 하니 전 씨가 ‘귀인을 만날 것’이라며 말렸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전 씨는 윤 전 대통령이 결혼할 때나 검찰총장으로서 힘든 일을 겪을 때도 윤 전 대통령에게 조언을 해줬다고 한다. 김 씨는 이런 이야기를 전 씨에게서 들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윤 전 대통령에게 대통령 출마를 권한 사람 역시 전 씨라고도 증언했다. 국회의원 영입 제안을 받은 윤 전 대통령이 이 문제를 상의하자 전 씨가 “하지 말라”고 했고, 이에 윤 전 대통령이 “그럼 내가 뭘 하냐”고 묻자 전 씨가 “대통령을 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김 씨는 “전 씨가 윤 전 대통령에게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는데, 윤 전 대통령이 ‘황교안보다는 내가 낫다’고 답했다고 한다”며 “전 씨가 ‘그러니까 (대통령을) 해라’고 말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와 전 씨의 관계에 대해서도 김 씨는 “전 씨에게 들어서 아는데, 대통령 부인이 정신적으로 약간 병이 있는데 그런 것도 달래주고, 해외 여행 갈 때도 전화해서 ‘이번에는 누구를 조심해야 하느냐’고 물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전 씨와 사이가 멀어졌다고도 증언했다. 당선 직후 윤 전 대통령 집에 초대받은 전 씨가 “왜 나한테 큰절을 안 하냐”고 따졌고, 이에 윤 전 대통령이 “법당에서나 큰절 한다고 했지, 밖에서도 큰절 한다고 했냐”고 받아쳤다는 게 김 씨의 주장이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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