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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백덤블링 9세 여아 하반신 마비…“아픈데 관장이 훈련 계속 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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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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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 괴산군의 한 합기도 체육관에서 수업 도중 9세 초등학생을 하반신 마비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관장이 검찰에 넘겨졌다.

    12일 충북 청주상당경찰서는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체육관 관장 50대 A 씨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 5월 20일 괴산군 괴산읍에 있는 자신이 운영하는 체육관에서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수강생 B 양(9)을 운동 중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 씨는 백핸드 스프링(백덤블링) 훈련을 하던 B 양의 등에 손을 댄 뒤 밀어 올렸는데, B 양은 한 바퀴 회전한 뒤 머리와 등을 바닥에 부딪쳤다.

    B 양이 신체 이상을 호소했지만 A 씨는 훈련을 다 끝낸 뒤 귀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B 양은 스스로 신발을 신지 못할 정도로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모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 B 양은 척수 손상으로 인한 하반신 마비 ASIA-A레벨 판정을 받았다. ASIA-A는 완치가 희박한 완전 마비 상태다.

    A 씨는 “책임 유무는 법원 판결이 나와야 정확한 입장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원인으로 제기되는 폐쇄회로(CC)TV 영상의 장면과 B 양 부상과의 인과관계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몸풀기하는 과정이었고 기본 매트가 깔려 있었기 때문에 더 두꺼운 매트를 설치할 필요성은 느끼지 않았다”며 “사고 직후 B 양의 부상 정도가 그렇게 심각한지 몰랐다”고 했다. 그는 B 양이 기저질환에 의해 하반신이 마비됐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

    다친 아이의 부모가 12일 괴산군청 브리핑룸을 찾아 기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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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 양의 부모는 철저한 진상 규명에 더불어 어린이 체육시설 안전관리에 대한 제도적 보완을 촉구했다.

    B 양의 어머니는 이날 괴산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이가 부상 직후 이송됐더라면 하반신 마비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을 것”이라며 “두꺼운 매트를 따로 설치하는 등 안전에 신경을 썼다면 사고를 충분히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부분이 오로지 체육관장의 자체 판단에 따라 이뤄지고 있는 게 문제”라며 “비슷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어린이 체육시설 안전관리와 지도 자격 등에 대한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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