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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카슈끄지 암살에 "그런 일도 있는 법"…빈살만 결백 주장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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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디 정부 비판 언론인 2018년 독극물 피살…美정보당국 "빈살만 지시" 결론

    트럼프, 빈살만과 회담서 "왕세자는 몰랐다"…카슈끄지 부인 "사과·보상해야"

    뉴스1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과 회동하며 악수와 주먹 인사를 농담 섞어 주고받았다. 사우디 왕세자는 이날 화려한 의전과 전투기 호위 속에 백악관에 도착했으며, 이는 2018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한 자리였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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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난 자리에서 빈 살만 왕세자가 배후로 지목돼 온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에 대해 "그런 일도 있기 마련(Things happen)"이라며 빈 살만 왕세자의 결백을 시사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정상 회담을 가졌다. 빈 살만 왕세자가 미국을 방문한 것은 2018년 3월 이후 7년 8개월 만으로, 카슈끄지가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치명적인 독극물에 의해 살해된 2018년 10월 이후로는 처음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ABC뉴스 기자는 빈 살만 왕세자를 향해 "미국 정보당국은 당신이 언론인에 대한 잔혹한 살해를 지휘했다고 결론 내렸다"며 "9·11 테러 유가족들은 당신이 백악관에 있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 왜 미국인들이 당신을 신뢰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질문 도중 끼어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신은 어느 언론사 소속이냐?"고 따져 물은 뒤, 앞서 자신에게 제기된 사우디와의 사업 연루 의혹에 대해서는 "나는 가족 사업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해 "당신이 언급한 인물은 매우 논란이 많은 사람이었다. 많은 이들이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 좋아했든 싫어했든 그런 일도 일어나는 법이다. 하지만 왕세자는 아무것도 몰랐고, 그것으로 끝낼 문제"라고 말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정치인처럼 대응하며 오사마 빈 라덴과 9·11 테러를 규탄한 뒤 카슈끄지 사건에 대해 "큰 실수였다.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사우디는 카슈끄지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모든 적절한 조처를 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에게 "그런 질문을 해서 우리 손님을 곤란하게 만들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국 정보당국은 빈 살만 왕세자가 정권 비판에 앞장섰던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했다는 내용의 공식 보고서를 발표했다. 다만 백악관은 직접적인 제재를 하지는 않았다.

    한편 카슈끄지의 부인 하난 엘라트르 카슈끄지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SNS에 올린 글에서 "내 남편을 살해할 정당한 이유는 없다"며 "자말은 투명하고 용감한 사람이었다. 많은 이들이 그의 언론 자유에 대한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을 수 있다. 왕세자가 미안하다고 했으니 나를 만나 남편의 죽음에 대해 사과하고 보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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