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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수입산 소고깃값 ‘껑충’…밥상 덮친 비프플레이션, 언제까지? [세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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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급 부족에 국제 소고기 가격 오름세

    수요 증가·생산비 상승…당분간 지속

    헤럴드경제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한우 제품을 고르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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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전새날·박연수 기자] 소고기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한우 시세에 이어 수입 소고기까지 치솟으면서 연말 밥상 물가를 압박하고 있다.

    19일 유엔 FAO(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육류가격지수는 평균 125.0포인트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5.8포인트 높은 수치다.

    세계육류가격지수는 FAO가 매달 발표하는 국제 식품가격지수 중 하나다.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두고 월별 가격 변동을 상대적으로 계산한다. 육류가격지수에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양고기 등 육류 4종이 포함된다.

    세계육류가격지수는 최근 8개월 연속 상승하며 강세가 지속됐다. 전체 지수를 끌어올린 건 소고기 가격이다. 소고기 가격 지수는 올해 연속 상승해 역대 최고가(146.2)를 경신했다. 미국과 호주, 브라질 등 주요 소고기 생산 국가에서 가격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원인은 늘어난 수요에 비해 부족한 공급량이다. 암소는 통상 출하까지 약 30개월이 걸린다. 평균 3년을 기준으로 가격 사이클이 돌아가는데 이상기후, 개체 조절, 생산비 증가 등 영향을 받아 공급량이 줄었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암소 한 마리가 새끼를 임신하고 출하되기까지 3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공급을 빠르게 늘릴 수 없다”며 “암소 및 사육두수가 감소하는 것도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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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소고기 가격 지수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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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소고기 가격이 뛰면서 수입산 소고기 가격도 상승세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산 냉동 갈비(100g) 평균 소비자 가격은 4435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 올랐다. 최근 급등한 원·달러 환율이 수입 가격에 반영되는 시점에는 물가 부담이 더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대형마트 바이어는 “미국에선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산지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 가격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달러 강세로 인한 원가 상승”이라며 “호주산 역시 미국 시세 영향과 함께 추석 이후 수입 급증으로 쿼터가 초과돼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가 발동되며 FTA(자유무역협정) 관세 혜택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고 말했다.

    한우 역시 강보합세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산 안심 1등급(100g) 평균 소비자 가격은 1만3113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올랐다. 주요 대형마트에서 등심 판매가는 약 15~20% 오르기도 했다. 다른 대형마트 바이어는 “10월 기준 한우 도축 두수가 전년 대비 공급이 급감하며 시세가 오르고 있다”며 “한우 사육두수도 전년 대비 약 4% 감소해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우 가격 하락으로 암소(번식우) 조기 도축이 이뤄진 것도 시세에 영향을 미쳤다. 한우는 가격이 내려가면 암소 도축이 늘었다가, 2~3년 뒤 송아지·비육우 공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반등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 교수는 “고환율에 사료 수입비가 오른 가운데 인건비까지 늘며 생산 비용이 오르고 있다”라며 “또 과잉 출하로 소고기 가격이 내려 암소 도축을 빨리하다 보니 번식용 개체 공급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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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고기 소비자가격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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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 부담은 커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0월 국산 소고기 소비자물가지수는 109.84(2020=100)로 전년 동월(105.02) 대비 4.6% 뛰었다. 수입 쇠고기 소비자물가지수도 올해 10월 138.37로 전년 대비 5.3% 올랐다. 지난달 외식 소고기 소비자 물가지수도 1.2% 상승한 120.55로,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소고기 가격은 당분간 널뛰기를 계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4분기 한우 도축 마릿수가 20만5000마리로 전년 동기 대비 17.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소고기는 사치재 개념이라 민생 지원금 지급, 할인 행사 등이 지속되면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공급 물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한우, 수입산 소고기 가격 모두 당분간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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