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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트럼프, 엡스타인 관련 질문한 기자에게… "조용히 해, 돼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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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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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엡스타인 이메일' 관련 질문을 하는 여성 기자에게 "조용히 해, 돼지야(Quiet, piggy)!"라는 발언으로 모욕을 줬다는 보도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을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 중 소아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수사 관련 문건을 전부 공개하려는 국회의 움직임에 대해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당시 기자들이 '엡스타인 문서 공개 표결'과 관련해 질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법무부의 입장을 인용해 "난 아무것도 모른다. 그(엡스타인)가 함께 시간을 보낸 다른 모든 사람들-빌 클린턴, 하버드 총장, 래리 서머스 등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난 엡스타인과 오랫동안 나쁜 관계로 지냈다"고 답했다.

    이어 블룸버그통신의 캐서린 루시 기자가 "문서에 유죄를 입증할 만한 게 하나도 없다면..."이라고 트럼프의 행동에 대해 추가 질문을 던지려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조용히 해, 돼지야"라고 말했다. 해당 장면은 백악관이 공개한 유튜브 영상에서도 나온다.

    SNS를 통해 영상이 확산하자 전현직 언론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CNN 앵커 제이크 태퍼는 X에 영상을 공유하면서 "역겹다. 용납할 수 없다"고 썼다. 전 폭스뉴스 앵커 그레첸 칼슨 역시 "역겹고 품위를 훼손하는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대변인을 통해 "우리는 백악관 기자들이 두려움이나 편향 없이 질문을 던지는 공익 서비스를 맡고 있다"며 "앞으로도 공정하고 정확하게 보도하는 데 계속 집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백악관 출입 기자로 활동했던 에이프릴 라이언 CNN 기자는 트럼프가 블룸버그 기자를 공격한 것은 대통령의 위엄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흑인 여성인 라이언 기자는 2018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도대체 뭘 하는지 모르는 실패자'라는 모욕적 언사를 들은 적이 있다. 라이언 기자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로 "미국 대통령이 길거리 깡패처럼 행동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그(트럼프)가 엡스타인 파일에 얼마나 화가 나 있는지를 보여준다. 뭔가 맘속에 불길이 치솟고 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미국 상원은 18일(현지 시간)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정부 기록 공개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하원은 같은 날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찬성 427표, 반대 1표로 가결 처리했다. 본회의장에서는 단 한 명의 이의제기도 나오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명까지 거치면 법무부는 엡스타인의 수사·수감·사망 과정 등과 관련된 문건 전반을 공개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안의 하원 표결을 앞두고 트루스소셜에 "하원 공화당은 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하기로 투표해야 한다"면서 이는 "(내가) 숨길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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