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중국 인민해방군은 엑스(X) 공식계정 ‘중국군호’에 다카이치 총리가 폭발물 위에서 성냥불을 켜는 그림과 함께 “불장난하는 외부 세력은 자멸의 결과를 맞이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중국군호 엑스 게시물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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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 뒤 중·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중국군은 일본을 향해 강한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중국이 군사적 압박이라는 초강경 카드를 꺼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전투심을 고취하는 메시지로 일본에 간접 압박을 가하면서 내부 결속도 다지는 모양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기관지와 국내외 소셜미디어 계정 등을 통해 안팎에 다카이치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집단 자위권 행사 가능’ 발언에 대한 정면 대응 의지를 내비쳐왔다. 중국군은 일본과 미국 등을 겨냥한 메시지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발신하고 있다. 20일 중국군은 엑스(X) 공식계정 ‘중국군호’에 다카이치 총리가 폭발물 위에서 성냥불을 켜는 그림과 함께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중의 핵심 이익으로, 절대 넘어서는 안 될 첫 번째 레드라인이다. 불장난하는 외부 세력은 자멸의 결과를 맞이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또 지난 13일엔 “일본이 무력으로 대만해협 정세에 개입하면 중국은 반드시 정면에서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일본어 포스터를 게시했다. 지난 17일에는 “일본 전역이 전쟁터가 될 위험이 있다”는 내용의 영문 게시물을 공개했다.
중국 국방부와 군 기관지는 일본을 향해 거친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장빈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최근 “일본이 역사적 교훈을 깊이 받아들이지 않고 무모하게 위험을 무릅쓰면 중국 인민해방군의 철벽 방어 앞에서 반드시 머리가 터지고 피투성이가 되어 참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국방부 위챗 공식계정은 전했다. 중국군 기관지인 해방군보는 쉬융즈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의 칼럼을 실어 “망상처럼 ‘사마귀가 수레를 막는 격’(당랑거철)으로 전후 국제질서에 도전하려는 일본이 대만해협에 개입하려는 자신감을 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이냐며 질타했다.
중국 내부의 결속을 촉구하며 투쟁심을 고취하는 영상의 게재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군은 소셜미디어에 ‘만약 네가 평화를 원한다면’‘그날을 위해 훈련한다’‘매일이 훈련일이다’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각 전구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중국군 남중국해 함대는 전날 무장한 군인이 “오늘 밤 전투가 시작되면 언제나 준비돼 있다”“전우여 준비돼 있는가”“명령만 내려지면 전장으로 달려가자”라고 말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게시했다. 남부전구 공군은 ‘건망 떨지 마’(別太狂)라는 제목으로 “혹독한 훈련과 정밀 비행으로 단련된 실력인데 여기서 함부로 날뛰게 두겠느냐”는 가사가 있는 랩 영상을 공개했다. 동부전구와 중부전구 공군도 애국심, 전투심 고취 영상으로 내부 단결을 촉구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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