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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미국, 가자지구에 하마스 없는 ‘그린존’ 건설 우선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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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22일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 이후 팔레스타인인들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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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장해제에 앞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이주시키기 위한 공동체를 건설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가자지구 재건 활동을 위해 설립된 이스라엘 민군 조정 센터에서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이른바 ‘그린존’으로 불리는 팔레스타인인 공동체를 건설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미국 관리들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관리들은 “전쟁으로 피란민이 된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영구적인 재건이 이뤄질 때까지 주택, 학교, 병원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그린존의 건설로) 이후 가자지구 주민들은 하마스가 통제하는 지역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의 무장해제를 두고 2차 휴전 협상에서 교착 상태가 이어지자 미 당국이 하마스가 통제하지 않는 지역에서 재건 계획을 우선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라파 지역 지하 터널에 약 100명의 하마스 무장대원이 숨어있다고 밝힌 바 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 구상에 따라 하마스를 무장 해제하고 권한에서 제외하는 것이 가까운 시일 내에 이뤄질 가능성이 작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짚었다.

    미군 관계자들은 잔해와 불발탄 제거 작업이 진행 중이며 공사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며 라파 지역의 그린존 건설 계획이 초기 단계라고 밝혔다.

    일부 아랍 국가들과 전문가들은 이같은 방안이 가자지구를 분할하고 팔레스타인 당국이 아닌 세력의 지배를 받게 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치 분석가 조너선 휘탈은 알자지라에 “이같은 계획은 평화를 가져다주지 못할 것이며 오히려 팔레스타인 주권을 산산조각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당국에 따르면 하마스에 반대하고 이스라엘의 지원을 받는 무장한 민병대가 그린존의 치안을 책임지는 방안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에 반대하는 민병대는 이미 가자지구 내에서 여러 지역 사회를 건설하고 있으며 라파에도 이러한 공동체가 이미 자리 잡고 있다.

    다만 미국 관리들은 미국이 반하마스 민병대와 협력을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팔레스타인 정부에 통치권을 이양하기 전까지 국제안정화군과 팔레스타인 경찰이 보안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집트 당국은 이러한 이주 계획이 가자지구 주민들을 이집트의 시나이반도로 이주시키려는 조치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우려 중이다. 앞서 이스라엘 당국이 종전 이후 가자지구 주민들을 시나이반도로 이주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린존으로 이주시킬 대상인 하마스와 연관되지 않은 가자지구 주민도 어떻게 선별할 것인지도 의문점으로 꼽힌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의 하마스 무장세력을 상대로 공습을 개시했으며 하마스 고위 간부 5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공습으로 최소 24명이 사망하고 54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공습을 계속함으로써 휴전 협정을 반복적으로 위반하고 있다”고 이날 성명을 통해 밝혔다.


    ☞ 통제 벗어난 하마스·지지 못 받는 PA…가자지구 ‘휴전 교착’ 계속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162103005#ENT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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