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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미·우크라이나 공동성명에도···EU, ‘3대 레드라인’ 들고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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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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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23일(현지시간) 러시아와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프레임워크’ 마련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지만 핵심 동맹인 유럽은 강한 우려를 제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국경은 무력으로 변경될 수 없으며 우크라이나의 군사력을 축소해 향후 공격에 취약하게 만드는 조항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한 그는 러·우크라이나 평화 협정에는 EU가 핵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과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 영국·프랑스·독일의 국가안보보좌관들이 미국이 준비한 ‘28개 조항’ 평화협정 초안을 논의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지속 가능한 평화는 살상을 멈추는 동시에 미래의 갈등도 남겨서는 안 된다”며 EU·우크라이나가 공유하는 세 가지 레드라인을 제시했다. 이는 국경은 무력으로 바뀔 수 없으며, 우크라이나의 군사력을 제한해 공격에 취약하게 만드는 조항은 허용될 수 없고, 우크라이나 평화 보장에 있어 EU의 중심적 역할이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유럽 국가들은 자신들이 미국의 초안 작성 과정에서 사실상 배제되었다고 보고 있으며, 이 초안이 러시아의 침략을 보상하고 추가 침공의 여지를 남긴다는 점에서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미국의 평화안과 관련해 “일부 조항은 유럽이 지지할 수 없다”며 “유럽 안보 구조가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미국이 오는 27일까지 합의를 원하고 있지만 “어떤 합의든 우크라이나의 주권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제시한 시한의 실현 가능성은 작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유럽 대표단이 미국 측에 자체 수정안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유럽은 우크라이나군 규모를 ‘평시 기준’ 80만명으로 유지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미국 초안의 60만명 상한보다 더 큰 숫자다. 또한 유럽은 미국안에 포함된 우크라이나의 돈바스 지역 포기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히면서 “영토 교환 협상은 현재 전선을 기준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우크라이나 재건 등에 활용하자는 미국 측 제안에도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대안 제안을 마련하기 위해 EU 27개국 정상이 24일 앙골라에서 열리는 유럽·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추가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스타 상임의장은 “전쟁을 끝내려는 미국의 노력 자체는 환영하지만 현재 제안된 초안은 추가적인 작업이 필요한 출발점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EU는 자체 평화안을 더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은 제안 내용을 조정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고, 우크라이나 역시 “미국 제안에 우리의 관점이 포함될 수 있다”며 추가 협의 의사를 드러낸 상태다. 이에 따라 러·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한 협상 틀이 러시아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받은 미국 초안과 유럽의 수정·보완 요구, 우크라이나의 핵심 조건이 함께 논의되는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 미·우크라 ‘평화 프레임워크’ 발표···“우크라 주권 온전히 보장”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240940001#ENT



    ☞ 트럼프 ‘평화 구상안’ 러시아가 작성했나···“사실상 러시아 희망 사항일 뿐”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241036001#ENT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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