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자전거와 우회전 승용차 충돌
시민들 함께 차 들어올려 부상 없어 구조
수원시, 11명 찾아 ‘모범시민 표창’
차에 깔린 아이를 구한 수원시민 11명이 모범시민 표창장을 수여 받고 있다. 수원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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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6일 오후 9시. 경기 수원시 매탄동의 한 어린이보호구역 건널목에서 초등학생 A군이 탄 자전거와 우회전하던 승용차가 충돌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A군은 차량 앞 범퍼 아래 끼었다. 구조가 조금만 지체되면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한시가 급한 상황.
사고를 낸 승용차 운전자는 신호대기 중이던 개인택시 기사 조화용씨(57)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조씨는 곧장 달려가 상황을 파악했고, 차를 움직이면 아이가 더 다칠 수 있을 것 같아 차를 들어 올려 아이를 빼내기로 했다.
조씨는 소리를 지르며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다. 건널목를 건너던 채창주씨(54)는 바로 달려가 119에 신고한 후 함께 차를 들어 올렸다. 윤혜영씨(48)와 남편 여인서씨(50)도 산책을 하다가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를 듣고, 건널목로 달려가 힘을 보탰다.
1분도 안 돼 대여섯 명이 모였지만 차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 상황을 목격한 시민들은 하나둘 달려왔다. 곽진성·임세진군(매탄고 2학년 5반)은 자율학습을 마치고 하교하는 길에 “도와 달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곧바로 뛰어갔다. 11명이 힘을 모으자 마침내 차가 들렸다.
사고 발생 초기 조씨의 빠른 판단은 아이를 안전하게 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아이는 병원으로 이송됐고,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다.
수원시는 어린이를 구조한 선행 시민들에게 ‘모범시민 표창’을 수여하기로 하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시민들을 찾아 나섰다.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한 명씩 연락 해왔고, 이렇게 총 11명을 모두 찾을 수 있었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어린이를 구조한 시민들을 집무실로 초대해 감사 인사를 하고, ‘모범시민’ 표창을 수여했다. 이 시장은 “위험에 빠진 아이를 구하기 위해 힘을 모으며 아름다운 공동체 의식을 보여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라며 “125만 수원시민을 대신해 감사 인사를 드린다”라고 말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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