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부동산 업체인 완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헝다와 비구이위안에 이어 완커마저 파산 수순을 밟게 되면 중국 부동산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 등에 따르면 전날 완커는 오는 15일 만기가 도래하는 20억위안(약 4100억원) 규모 역내 채권에 대한 상환 조정안을 발표했다. 완커는 조정안에서 추가 담보 없이 기존 이자율 3%를 유지한 채 상환기간만 1년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 조정안은 오는 10일 채권단 회의에서 찬반 투표를 거쳐 승인 여부가 정해진다. 채권단 동의를 얻어 찬성이 충족되면 조정안대로 만기가 1년 늦춰지지만 그렇지 않으면 사실상 디폴트 절차를 밟게 된다. 완커가 역내 채권과 관련해 만기 연장을 공식적으로 요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완커는 30년 넘게 중국 최대 부동산 업체 자리를 지켜왔던 기업이다. 민영기업으로 분류되지만 중국 광둥성 선전시 국유기업인 선전지하철이 최대주주로 있어 사실상 준국유기업 성격을 띠고 있다. 이러한 완커가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서 부동산시장에서는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10일 채권단 회의에서 채권 만기 연장이 무산되면 불안한 중국 부동산시장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점쳐진다. 지방정부나 국유기업과 밀접하게 연결된 기업이어도 정부가 무조건 구제해주지 않고 시장 논리에 따라 구조조정을 허용한다는 메시지를 주기 때문이다. 아울러 채권 만기가 미뤄진다고 해도 완커의 디폴트 우려는 여전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내년 6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완커의 회사채 원리금만 130억위안(약 2조7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완커의 현금 보유량은 지난 9월 말 기준 600억위안(약 12조원) 수준이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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