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도시가스 요금 MJ당 22.3617원, 4년새 57%↑
연탄가격도 올라… 독거노인·육아가구 등 부담 커져
"아기 때문에 종일 난방할 수밖에 없는데 '난방비 폭탄'을 맞을까 걱정이에요."
고환율 여파로 난방비가 급등하면서 서민들의 생활비 부담이 커진다. 특히 난방을 끌 수 없는 육아가구, 소득이 없거나 적은 청년, 독거노인가구에서 난방비 토로가 나온다.
3일 한국도시가스협회에 따르면 12월 기준 서울 주택용 도시가스 소비자요금은 MJ(메가줄)당 22.3617원으로 4년 전보다 8.1374원 올랐다. 57% 상승한 것이다. 올해 1월 가구당 평균 도시가스 소비량 약 3940MJ을 적용하면 2021년 12월 5만6046원, 올해 12월 8만8109원이다. 같은 가스양을 소비해도 3만2063원 더 내야 한다. 부가가치세 등 세금을 고려하면 실제 납부액은 더 불어난다.
서울 주택용 도시가스 소비자요금/그래픽=김지영 |
도시가스 요금뿐만 아니라 '서민연료'로 불리는 연탄가격도 상승세다. 밥상공동체복지재단·연탄은행의 '전국연탄사용가구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연탄 장당 가격은 2017년 700원에서 올해 900원으로 올랐다. 대량 주문하지 않으면 지역에 따라 최대 1400~1500원 오르기도 한다.
난방비가 오르면서 아이 키우는 집은 걱정이 태산이다. 10개월 아기를 키우는 주부 정모씨(36)는 "올해 초 난방비가 너무 많이 나와서 생활비에 큰 타격이 됐다"며 "이번 겨울엔 더 많이 나올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번 겨울은 춥다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벌써 걱정"이라고 했다. 지난해 겨울에 출산한 이모씨(38)도 난방비 걱정이 크다. 그는 "난방을 24시간 돌렸더니 난방비가 20만원 넘게 나왔다"며 "그 이후 4시간마다 작동하도록 난방기기를 설정했는데도 15만원 넘게 나왔다"고 말했다. 세 자녀를 키우며 난방비를 절약하기 위해 히터를 구매했지만 비용절감 효과는 크지 않았다. 이씨는 "다둥이가정으로 할인되는 가스비는 월 1만원 정도"라며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1인가구 청년들도 난방비 걱정에 시름이 깊다.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는 민모씨(28)는 올해 자취방에서 첫 겨울을 맞는다. 민씨는 "난방비 납부내역을 보면 평소 2만~3만원대지만 겨울에는 6만원까지 오른다"며 "최근 에너지 가격인상에 따라 난방비가 오르거나 요금폭탄을 맞을까 두렵다"고 했다. 그는 "자취하면 1000원도 소중하다"며 "집에서 수면바지와 털옷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들은 난방비 절약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인다. 이모씨(25)는 난방비 걱정에 샤워할 때만 보일러를 켠다. 이씨는 "정말 추운 날만 3~4시간 정도 난방을 돌린다"며 "집에서 경량패딩을 입고 전기장판을 이용한다"고 했다. 이어 "안 그래도 월세와 관리비 고정비가 큰 상황이라 난방비가 더 오르면 아예 보일러를 켜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다른 취준생 김모씨(25)는 매달 난방비를 3만원 밑으로 지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씨는 "담요를 두르고 얇은 겉옷도 하나 걸친다"며 "이번에 3만원 이상으로 난방비가 나올까 봐 겁이 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박진호 기자 zzino@mt.co.kr 김서현 기자 ssn3592@mt.co.kr 최문혁 기자 cmh6214@mt.co.kr 김지현 기자 mtj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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