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상원 사무실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기자들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황 CEO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통제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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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자사 칩 판매를 제한하려던 미 의회의 입법 시도를 막아내며 한숨 돌렸다. 그러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중국이 우리 칩을 구매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면서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미국 정부가 요구해온 '성능 낮춘 칩' 판매 전략이 중국 시장에서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현실 인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의회는 올해 국방수권법(NDAA) 최종안에서 이른바 '게인 AI 법안(GAIN AI Act)'을 제외하기로 했다. NDAA는 매년 반드시 통과되는 예산·정책 법안으로, 최종안은 이번주 금요일에 공개된다. 블룸버그는 "변수가 남아 있지만 현재로서는 법안이 빠진 상태"라고 전했다. 제외된 법안은 엔비디아, AMD 등 미국의 칩 제조사가 고성능 AI 반도체를 중국 등에 판매하기 전에 미국 고객 주문을 우선 처리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엔비디아는 "미국 고객을 소홀히 한 적이 없다"며 과도한 규제라고 반박해왔다.

하지만 황 CEO는 이날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나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주력 AI 반도체 수출통제 문제를 논의했지만 회동 직후 "H200 규제가 완화돼도 중국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H200은 엔비디아 최신 칩 '블랙웰'보다 성능이 낮지만, 현재 중국 판매가 허용된 저사양 모델 'H20'보다는 고성능이다. 황 CEO는 "우리는 칩 성능을 떨어뜨려 중국에 팔 수 없다. 그들은 그런 칩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규제 조건에 맞춰 칩 성능을 인위적으로 낮춘 '다운그레이드 칩' 전략이 중국의 기술자립 기조 속에서 이미 힘을 잃었다는 의미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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