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라운지]
SBI·OK·한투·웰컴·애큐온
상위 5곳이 이익 65% 차지해
SBI·OK·한투·웰컴·애큐온
상위 5곳이 이익 65% 차지해
지방 저축은행 부진으로 업계 양극화가 심화되며 지역 중소기업 자금난이 커지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지역 경기 침체와 고강도 대출 규제의 여파 속 저축은행 업계의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전체 순이익의 65%가 상위 5개사에 쏠리는가 하면, 서울에서 영업을 하는 저축은행이 전체 업권이 내는 순이익의 85%를 가져가는 등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각하다. 지방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자금줄이 말라 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매일경제가 저축은행 79곳의 올 1~3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상위 5개사(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의 합산 순이익이 2728억원으로, 전체 순이익(4221억원)의 65%에 달했다.
지역별 편중은 더욱 심각하다. 서울 업권 23곳 저축은행의 순이익 합계는 3568억원으로, 전체 이익의 85%를 차지했다. 나머지 지방 56곳의 저축은행이 남은 15%의 파이만 나눠 가진 셈이다.
서울 쏠림 심화되는 저축은행 |
양극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당장 급전이 필요한 지방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있다. 올 3분기 저축은행 업권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41조43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조원 이상 줄었다. 중소기업을 포함한 전체 기업자금대출 규모 역시 45조7900억원으로 1년 새 9.5% 줄어들었다.
수도권으로 자본과 인력이 집중되는 한국의 경제 구조 속에서 지방 저축은행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이 같은 양극화의 원인으로 지방 경제 위축과 강력한 대출 규제가 꼽힌다.
특히 지방 저축은행은 법적으로 지역 내 의무 대출 비율(총여신의 40% 이상)을 준수해야 한다. 본래 취지는 지역 경제 및 서민금융 활성화였지만, 인구 감소와 산업 기반 약화로 오히려 ‘족쇄’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 경기가 바닥이라 돈을 빌려줄 우량 차주를 찾기 힘들다”며 “사실상 자본이 몰리는 수도권 영업이 힘들면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건전성 관리가 최우선 과제가 되면서, 부실 위험이 큰 대출도 무작정 늘릴 수 없다. 6·27 규제 여파로 저축은행의 주 수익원인 신용대출 신규 취급액이 반토막 난 것도 결정타다.
저축은행 업권에서는 지방 소멸 위기 속에서 지역 밀착형 서민금융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획일적인 규제 적용보다는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규제 유연화와 함께, 2금융권의 특성을 반영한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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