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응원봉 걸스 l 희주·일석·구구 지음, 클레이하우스, 2만원 |
“‘좋아하기’를 잘하는 사람”
‘케이팝 응원봉 걸스-광장에서 만난 팬걸에게 묻다’가 인터뷰이 유원을 소개하는 문장이다. 아이돌 팬들을 생각하면 ‘(내게 그런 에너지가 없는데) 누군가를 저토록 좋아할 수 있다니’라고 감탄한 적이 있다. 이렇게 ‘좋하하기의 기술자들’인 팬들이 응원봉을 들고 탄핵 광장을 메운 지도 1년이 지난 12월3일, ‘응원봉 동지’들을 인터뷰한 책이 나왔다. ‘케이팝 응원봉 걸스’는 케이팝 팬인 구구, 희주, 일석이 광장에서 만난 6명 동지들을 인터뷰한 책이다.
“최애야, 살기 좋은 세상 만들어줄게”
‘응원봉 걸스’는 이런 마음 하나씩을 품고 거리로 나섰다. 내란에 대한 ‘분노’도 있지만, 나의 소중한 것을 지키고 싶은 ‘사랑’이 컸다. 상상치도 못한 계엄이 닥친 순간, 무엇보다 ‘나의 최애’를 지키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엔시티 팬 깃발 ‘네오문화기술연구소’ 기수 혜련은 “팬들에게는 늘 최애에게 본인이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걸 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잖아요”라고 표현했다. 르세라핌의 응원봉 핌봉을 든 유원처럼 “이전 최애도, 지금 최애도 외국인”이라면? 나의 최애가 외국으로 돌아가 버린다면? 사랑을 지키는 마음으로 여의도, 남태령 등에서 응원봉을 밝히고 서로를 만났다.
‘케이팝 응원봉 걸스’는 ‘빛의 혁명’으로 칭송받는 응원봉 뒤에 선 여성, 퀴어, 비건의 얼굴을 비춘다. 6명의 섬세한 인터뷰뿐 아니라 응원봉 사이의 대담, 필자들의 에세이 등도 함께 있어 이들에 대한 이해를 더한다.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내란 종식 그날까지, 다시 빛의 혁명 ▶스토리 보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