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6 (토)

    "자사·특목高 왜 안 갔냐면"…수능 만점자가 밝힌 이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능 만점자 왕정건 학생이 5일 오전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에서 언론 인터뷰를 마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재일 광남고 교장, 왕정건 학생, 최재일 광남고 담임교사, 2025학년도 수능 만점자 서장협 졸업생/사진=공동취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특목고는 고려해본 적 없습니다"(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 왕정건 군)

    "훌륭한 학교였기 때문에 진학했습니다"(2025학년도 수능 만점자 서장협 졸업생)

    지난해와 올해 수능에서 만점자를 배출한 서울 광진구 광남고에서 만점자들이 밝힌 일반고 진학 이유다. 재수, 삼수 등 수능에 재도전하는 N수생과 특목·자사고가 강세를 나타내는 수능에서 2년 연속 일반고에서 수능 만점자가 나왔다.

    전·현 수능 만점자들은 특목고·자사고 대신 집에서 가까운 일반고를 택했다. 학교생활기록부 등에 담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등하교 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에 공부하는 게 낫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번 수능 만점자인 왕 군은 "광남고가 유명한 학교이기도 하고 집 근처라 통학거리를 고려해 진학했다"며 "공부는 컨디션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왕 군은 과학탐구 영역에서 화학Ⅱ, 지구과학Ⅰ을 선택했다.

    3년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은 왕 군은 공부 비법은 딱히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공부하다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화학을 풀다 다른 과목을 푸는 식으로 딴짓 공부를 했다"며 "프랑스와 아랍어 등 외국어 공부도 그래서 시작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평소 공부하는 시간을 정해두지는 않고 하고싶을 때, 할 수 있을 때 했다"며 "딱히 요령을 만들지는 않았다. 학교 수업 때 자지만 않으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건강 문제로 한 달간 병원에 입원했지만 공부를 멈추지 않았다.

    학교에서는 왕 군이 수업 뿐 아니라 학생 멘토링, 독서 등 다양한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최재일 광남고 교장은 "교육과정은 비슷하지만 광남고는 아이들 각각에 맞는 생활기록부를 만들어주려고 노력했다"며 "진로탐색 프로그램과 독서 토론을 하는 '슬기로운 독서생활' 등에 아이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다양한 교내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왕 군과 서 군 각각 의학동아리와 공학동아리 활동을 했다.

    왕 군은 올해 수능에서 특히 어려웠던 과목으로는 영어를 꼽았다. 그 역시 논란이 된 24번 문항 때문에 고민이 깊었다고 한다. 왕 군은 "나머지 과목은 자신이 있었는데 영어가 자신 없었다"며 "생소한 용어에 처음 나오는 지문이라 어려웠다. 선지 둘 중에서 고민했는데 논리적으로는 둘 다 맞아보여 찍었다"고 말했다. 올해 영어 1등급 비율이 3.11%에 불과해 2018학년도 절대평가 도입 이후 가장 낮았다.

    왕군은 서울대 의대 진학을 희망하고 있다. 의사를 꿈꾸게 된 건 분쟁이 잦은 중동 지역 참상에 대한 기사를 접하면서다. 국제 봉사를 하려면 언어가 필요하기 때문에 아랍어·프랑스어 등도 덩달아 공부하게 됐다. 왕 군은 "좋아하는 문구 중에 박노해 시인의 '몸의 중심은 심장이 아니라 아픈 곳'이라는 말이 있다"며 "그 말처럼 아픈 사람이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발표에 따르면 수능 만점자는 총 5명이며 재학생이 4명 졸업생이 1명이다. 만점자 중 1명은 사회탐구, 4명은 과학탐구를 선택했다. 지난해 수능 만점자는 재학생 4명, 졸업생 7명 등 총 11명이었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