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범 우려에도 전자발찌 부착 기각
3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한 모텔에서 흉기 사건이 발생,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2025.12.3/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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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경남 창원시의 한 모텔에서 중학생 2명을 흉기로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창원 모텔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표모 씨(26)가 6년 전 당시 만 14세 여학생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로 접근해 협박한 뒤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범이 우려됐지만 당시 재판부는 검찰이 청구한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기각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표 씨는 2019년 9월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상 강간 등)로 기소돼 이듬해 11월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 및 상고했지만 모두 기각되고, 2021년 7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표 씨는 SNS 메시지로 당시 한 여중생을 자신의 집으로 불렀다. 해당 여중생이 ‘가지 않겠다’고 거절하자 자신과 나눈 대화 내용을 학교에 유포할 것처럼 협박하고 거주지로 불러 성폭행했다. 3일 창원 사건도 SNS 오픈채팅을 통해 알게 된 14세 여학생을 대상으로 표 씨가 범행을 저질렀다. 두 사건 모두 진행 과정이 유사한 셈이다.
당시 검찰은 표 씨의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보고 전자장치 부착을 청구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당시 재판부는 “실형을 선고함과 동시에 보호관찰명령 및 정보 공개·고지 명령으로 어느 정도 재범 방지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법조계 일각에 전자발찌 착용 등의 조치가 있었더라면 표 씨의 범행이 반복되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표 씨는 2016년에도 SNS로 만난 10대 여자 청소년을 강제 추행해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
한편 사건 당시 중상자는 사흘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치지 않고 생존한 여중생 A 양은 당시 살인 현장을 직접 목격한 뒤 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한다. 3일 오후 5시 7분경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의 한 모텔에서 표 씨가 모텔 객실에서 여중생 김모 양과 또래 친구인 김모·정모 군을 흉기로 찌른 뒤 건물밖으로 투신했다. 이들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표 씨, 정 군과 김 양은 숨졌다. 경찰은 디지털 포렌식, 부검을 통해 정확한 범행 동기를 규명할 방침이다.
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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