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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한투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1위 비결은···"금·美기술주 담아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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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일 한국투자증권 퇴직연금2본부장 인터뷰

    금 21%·미국 성장주 46% 등 배분 승부수

    "시장 타이밍보다 자산 조합 더 중요"

    퇴직연금 적립금, 1년새 3조 원 이상 증가

    DB보다 DC·IRP로 자금 쏠려···내년 영업 강화

    "개인투자자들 S&P500 추종 ETF 사라" 조언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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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채권 등 전통 자산에 머물지 않고 금 중심의 대체자산을 약 25% 비중으로 두고 미국 성장주를 집중 편입한 것이 고수익의 비결입니다.”

    성일 한국투자증권 퇴직연금2본부장은 5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금융감독원의 3분기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공시에서 적극투자형과 안정투자형 상품 모두 수익률 1위에 오른 배경을 소개했다.

    국내 전체 디폴트옵션 상품 중 3분기 수익률 1위(32.83%)를 기록한 한투의 ‘고위험 BF-1’은 ‘한국투자 Mysuper 알아서성장형(고위험)’ 100%로 구성돼 있다. 해당 상품의 포트폴리오는 주식 50.5%(미국 성장주 45.8%), 채권 17.8%, 대체자산 25.6%(금 21.4% 포함), 유동성 6.1%로 짜여 있다. 미국 성장주와 금에 대한 과감한 배분이 ‘에브리싱 랠리’ 장세에서 높은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수익률 22.27%로 공동 2위를 기록한 ‘우리투자증권 적극투자형 TDF2’와 ‘삼성생명 디폴트옵션 적극투자형 TDF1’을 크게 앞섰다.

    중위험 상품 가운데서도 한투는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이 상품은 성장형 30%, 안정형 70%로 구성되며 안정형은 주식 13.9%, 채권 77.2%, 대체자산 7%(금 5.8% 포함), 유동성 1.9%로 이뤄져 있다. 1년 수익률은 18.19%로, 8.75%를 기록한 삼성생명·한화생명 중립형 상품 대비 2배 이상 높았다. 일부 경쟁사의 고위험 상품보다도 높은 성과로 나타났다. 성 본부장은 “수익률의 80~90%는 자산 배분에서 결정된다”며 “시장 타이밍을 재기보다 어떤 자산을 어떻게 조합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 본부장들은 퇴직연금에 관심이 높은 개인투자자에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코스피200 같은 인덱스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장기·분산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인덱스 ETF는 시장 수익을 그대로 나누는 구조라 장기적으로 우상향하고 변동성도 개별 종목보다 훨씬 낮다”면서 “퇴직연금에서도 패시브 전략을 기본으로 두면 덜 흔들리는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환율 급등과 관련해서는 “원화 자산을 이미 들고 있는 투자자가 글로벌 자산에 투자할 때 환 노출까지 포함한 분산투자가 자산 분배 원칙에 더 맞다”고 강조했다.

    한투는 최근 고용노동부 ‘우수 퇴직연금 사업자’에도 선정됐다. 특히 확정급여형(DB) 기업을 대상으로 한 ‘부담금 납입 예측 서비스’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 본부장은 “기업 입장에서는 연말에 갑자기 ‘올해 DB 부담금으로 수백억·수천억 원이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는 것이 가장 큰 부담”이라며 “필요 적립액을 몇 년 앞서 추정해주는 시스템을 고도화한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투는 퇴직연금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올해 초 개인고객그룹 내에 퇴직연금본부를 신설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영업(퇴직연금 1·2본부)과 운영본부까지 총 3개의 조직이 운영되고 있으며 서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사업 확장을 가속화했다. 그 결과 한투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해 4분기 15조 8148억 원에서 올해 3분기 18조 6384억 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DC 적립금은 지난해 4분기 3조 8009억 원에서 올 3분기 4조 8621억 원으로 1조 원 이상 늘었고 IRP 적립금은 같은 기간 4조 6002억 원에서 6조 4891억 원으로 2조 원 가까이 증가했다. 성 본부장은 “예전엔 DB가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DC·IRP가 확실히 성장축”이라며 이유를 세 가지로 꼽았다. △임금피크제로 DB의 매력 약화 △MZ세대의 잦은 이직을 전제로 한 커리어 설계 △노조·구성원의 DC 전환 요구 증가다.

    그는 “DB 잔액(7조 2872억 원)은 여전히 가장 크지만 성장 속도는 DC·IRP가 압도적”이라며 “앞으로 회사의 영업 전략도 DC·IRP에 맞춰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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